그로버 노퀴스트(52·사진)
미 보수주의 정치운동가 노퀴스트 ATR 회장
부시 옹립한 보수정가 대표 인물
매주 ‘공화당 지원사격’ 회의 통해
선거전략·어젠다 설정 주요 역할 미국 공화당을 비롯한 보수세력들의 대선 운동 양태가 바뀌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한 인신공격 등 적극적인 네거티브 운동으로 전환이다. 워싱턴 보수 정가의 숨은 실력자이자 이데올로그로서 공화당에 큰 영향력을 가진 그로버 노퀴스트(52) 미국세제개혁(ATR) 회장은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밀리고 있는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가 승리하기 위해선 오바마에 대한 인신공격을 좀더 교묘한 방식으로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가 좌파라는 점을 집중 조명할 필요가 있다. 극좌파 무장 학생운동조직의 지도자였던 빌 아이어스와 오바마의 관계를 은근하게 드러낼 필요가 있다. 매케인 진영이 이 문제를 좀더 분명하게 제기하지 않았다는 게 이상한 일이다.” 8일 기자와 만난 노퀴스트는 향후 미국 대선의 향방을 묻자 즉각 존 매케인 후보의 결단을 촉구했다. 오바마에 대해 적극적 네거티브로 나서라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 남은 4주 동안 매케인 진영의 선거운동이 네거티브로 갈 필요가 있다”며 “매케인 본인까지 네커티브로 갈 필요는 없지만, 선거에 이기고자 한다면 결심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이 보수적 의제를 설정하는 데 중심 역할을 하는 그의 수요회도 이날 오전 열려 이 문제를 논의했다. 다양한 보수적 의제들이 거론됐지만, 무엇보다도 매케인이 밀리는 선거상황이 가장 중요한 이슈였다. 모임에 참석한 백악관과 매케인 진영의 인사는 3천억달러 추가 구제안에 대한 지지를 구해, 그와 수요회의 영향력을 보여줬다. 노퀴스트는 1992년 빌 클린턴 대통령 당선 이후 클린턴 행정부의 의료보험개혁을 저지하기 위한 전략회의로 시작한 ‘수요회’를 통해 그의 영향력을 키워 왔다. 매주 수요일마다 미국세제개혁의 2층 회의실에서 열리는 수요회는 보수적 싱크탱크와 로비스트들까지 참석해 공화당의 보수적 의제를 설정한 자리가 됐다. 백악관과 의회의 공화당 지도부도 보좌관들을 파견해 보수적 여론을 ‘원스톱 쇼핑’하는 자리로 활용해 왔다.
그는 선거 전망에 대해 “매케인이 몇 포인트 뒤지고 있긴 하지만 두 후보에게 기회는 50 대 50”이라며 매케인의 역전승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노퀴스트는 금융위기로 선거 분위기가 오바마 쪽으로 기울었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러나 “일시적인지 추세적인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극구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그는 또 가장 우려되는 인종 문제와 관련해 “큰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며 아주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다. 사실 노퀴스트에게 매케인은 적절한 보수후보가 아니다. 노퀴스트는 조지 부시 대통령의 감세정책에 반대한 매케인의 강력한 비판자였다. 그러나 매케인이 공화당 후보가 된 뒤 감세정책과 정부지출 삭감에 대한 지지를 천명하자, 매케인 지지자로 변신했다. 자신의 사무실 책상 옆에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흉상을 두고 있는 노퀴스트는 레이거노믹스의 근간인 감세정책과 작은 정부론을 정치인을 구분하는 잣대로 보고 있다. 그는 “매케인과 오바마의 큰 차이가 감세정책과 증세정책 상의 차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보면, 7일 2차 대선후보 토론에서 매케인이 부실 모기지 주택소유자들을 구제하기 위해 제시한 3000억달러 추가 구제법안은 보수주의 원칙에 반하는 ‘인기영합적 공약’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노퀴스트는 “지출을 늘리는 나쁜 정책”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위기 상황에서 선거운동을 위해선 뭔가를 해야 비난을 받지 않는다는 애국주의적 사고에서 나온 것”이라며 매케인을 두둔했다.
워싱턴/ 글·사진 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매주 ‘공화당 지원사격’ 회의 통해
선거전략·어젠다 설정 주요 역할 미국 공화당을 비롯한 보수세력들의 대선 운동 양태가 바뀌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한 인신공격 등 적극적인 네거티브 운동으로 전환이다. 워싱턴 보수 정가의 숨은 실력자이자 이데올로그로서 공화당에 큰 영향력을 가진 그로버 노퀴스트(52) 미국세제개혁(ATR) 회장은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밀리고 있는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가 승리하기 위해선 오바마에 대한 인신공격을 좀더 교묘한 방식으로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가 좌파라는 점을 집중 조명할 필요가 있다. 극좌파 무장 학생운동조직의 지도자였던 빌 아이어스와 오바마의 관계를 은근하게 드러낼 필요가 있다. 매케인 진영이 이 문제를 좀더 분명하게 제기하지 않았다는 게 이상한 일이다.” 8일 기자와 만난 노퀴스트는 향후 미국 대선의 향방을 묻자 즉각 존 매케인 후보의 결단을 촉구했다. 오바마에 대해 적극적 네거티브로 나서라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 남은 4주 동안 매케인 진영의 선거운동이 네거티브로 갈 필요가 있다”며 “매케인 본인까지 네커티브로 갈 필요는 없지만, 선거에 이기고자 한다면 결심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이 보수적 의제를 설정하는 데 중심 역할을 하는 그의 수요회도 이날 오전 열려 이 문제를 논의했다. 다양한 보수적 의제들이 거론됐지만, 무엇보다도 매케인이 밀리는 선거상황이 가장 중요한 이슈였다. 모임에 참석한 백악관과 매케인 진영의 인사는 3천억달러 추가 구제안에 대한 지지를 구해, 그와 수요회의 영향력을 보여줬다. 노퀴스트는 1992년 빌 클린턴 대통령 당선 이후 클린턴 행정부의 의료보험개혁을 저지하기 위한 전략회의로 시작한 ‘수요회’를 통해 그의 영향력을 키워 왔다. 매주 수요일마다 미국세제개혁의 2층 회의실에서 열리는 수요회는 보수적 싱크탱크와 로비스트들까지 참석해 공화당의 보수적 의제를 설정한 자리가 됐다. 백악관과 의회의 공화당 지도부도 보좌관들을 파견해 보수적 여론을 ‘원스톱 쇼핑’하는 자리로 활용해 왔다.
그는 선거 전망에 대해 “매케인이 몇 포인트 뒤지고 있긴 하지만 두 후보에게 기회는 50 대 50”이라며 매케인의 역전승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노퀴스트는 금융위기로 선거 분위기가 오바마 쪽으로 기울었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러나 “일시적인지 추세적인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극구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그는 또 가장 우려되는 인종 문제와 관련해 “큰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며 아주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다. 사실 노퀴스트에게 매케인은 적절한 보수후보가 아니다. 노퀴스트는 조지 부시 대통령의 감세정책에 반대한 매케인의 강력한 비판자였다. 그러나 매케인이 공화당 후보가 된 뒤 감세정책과 정부지출 삭감에 대한 지지를 천명하자, 매케인 지지자로 변신했다. 자신의 사무실 책상 옆에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흉상을 두고 있는 노퀴스트는 레이거노믹스의 근간인 감세정책과 작은 정부론을 정치인을 구분하는 잣대로 보고 있다. 그는 “매케인과 오바마의 큰 차이가 감세정책과 증세정책 상의 차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보면, 7일 2차 대선후보 토론에서 매케인이 부실 모기지 주택소유자들을 구제하기 위해 제시한 3000억달러 추가 구제법안은 보수주의 원칙에 반하는 ‘인기영합적 공약’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노퀴스트는 “지출을 늘리는 나쁜 정책”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위기 상황에서 선거운동을 위해선 뭔가를 해야 비난을 받지 않는다는 애국주의적 사고에서 나온 것”이라며 매케인을 두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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