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미성향’ 고취 목적
“우리가 동굴 속에 있는 자(오사마 빈 라덴을 지칭)보다도 커뮤니케이션에서 뒤떨어져 있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종종 내뱉는 말이다. 미국이 이라크의 대중매체를 통해 친미 정서를 보급하는 등 ‘미디어 전쟁’을 강화하기로 했다.
미 국방부는 향후 3년간 3억 달러(3670억원)를 들여 미국 사설업체들이 이라크의 미디어에 뉴스, 오락프로그램, 공공광고 등 친미 홍보물을 제작해 싣도록 할 방침이라고 <워싱턴포스트>가 3일 보도했다. 이라크의 각 지역민들에게 미국과 이라크 정부를 지지하도록 관심을 유도하고 우호적 태도를 북돋우려는 목적에서다. 미 국방부는 이를 위해 최근 4개 기업체와 신규계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몇년새 미군 수뇌부에서 전쟁 때 군대의 역할에 대한 개념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기 시작하면서,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와 사업가들이 미군 작전에서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되고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미국의 선전전 강화 방침은 특히 알카에다와 헤즈볼라 등 이른바 ‘테러와의 전쟁’의 핵심 주적들이 비디오 및 오디오 테이프는 물론 인터넷과 방송까지 활용해 적극적인 선전선동을 펼치고 있는 데 대한 공세적 대응책 성격도 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