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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구제금융안 부결 이후 수습 주역으로 떠오른 헨리 폴슨 재무장관(왼쪽), 바니 프랭크 미 하원 금융위원장(가운데),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발등 찍힌 부시 “매우 실망스럽다”
폴슨 “ 최단시일안 조항 수정 작업”
폴슨 “ 최단시일안 조항 수정 작업”
충격, 실망, 비난 ….
오랜 산통 끝에 겨우 마련한 ‘합의안’이 하원에서 부결된 29일(현지시각), 미국 정치권엔 싸늘한 분위기가 팽배했다. 부결 책임을 서로 상대에게 떠넘기는 공방도 이어졌다. 정책 당국자들은 부결의 파장이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고 수습 방안을 마련하느라 애쓰는 모습이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하원 부결 소식이 전해지자 “매우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에이피>(AP) 등 외신들이 전했다. 부시는 30일 백악관 성명을 통해 “미국과 세계 시민들에게 이것이 입법 과정의 끝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말하고 싶다”며 “의회는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27일 “구제금융안이 월스트리트(금융귀족)가 아니라 메인스트리트(서민·중산층)를 구하기 위한 것”이라며 구제금융안의 의회 통과를 읍소했지만, 정작 공화당의 대거 반란표로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 꼴’이 됐다. 구제금융안의 의회 통과에 전력 투구했던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존 베이너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낸시 펠로시(민주당) 하원의장이 표결 전에 한 연설이 애초 찬성표를 던지려던 수십명의 공화당 의원들에게 편견을 품게 했다”고 비난했다. 펠로시 의장이 “이번 금융위기가 부시 집권 8년간의 무모한 경제정책에서 비롯됐다”고 비판한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소속인 바니 프랭크 하원 금융위원장은 “누군가 내 기분을 망쳤기 때문에 난 이 나라에 벌을 줄 생각”이라고 말하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헨리 폴슨 재무장관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 참석하고 나오면서 기자들에게 “가능한 한 최단시일 안에 일부 조항들을 수정하는 공동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에이피> 통신이 전했다. 그는 “금융시스템과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며 “우리의 정책수단은 유효하지만 그것만으론 불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의 협력이 필요하단 뜻이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하원 표결 부결 직후 폴슨 재무장관에게 “구제금융안 통과를 위해 공화당과 초당적으로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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