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22일 위스콘신주 그린베이에서 정책 연설을 한 뒤, 지지자의 아이를 안고 있다.(왼쪽 사진)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미디어에서 유세를 한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는 악수를 청하는 지지자들이 몰리자 혀를 내밀고 있다. 그린베이 미디어/AFP AP 연합
지지율 51%로 매케인에 5%P 앞서
미국 ‘월스트리트발’ 금융위기는 공화당 책임이라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후보의 지지율도 급상승하고 있다.
미국 <시엔엔>(CNN) 방송은 19~21일 미국인 1020명(등록 유권자 90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오바마 지지율(51%)이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46%)를 5%포인트 가량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2일 보도했다. 오바마는 경제위기를 잘 다룰 수장으로서도, 매케인보다 높은 점수(49% 대 43%)를 받았다.
‘경제 위기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는 질문에 47%의 응답자가 공화당을 꼽은 반면, 민주당의 책임을 묻는 답변은 24%에 불과했다. 더욱이 매케인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조지 부시 정부의 정책 대부분을 답습할 것이란 여론이 53%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공화당의 ‘변화’ 이미지로 대변되던 페일린에 대한 호감도(35%)가 8%포인트나 떨어진 반면, 매케인보다 오바마에게 거는 ‘변화에 대한 기대’가 14%포인트나 높았다.
<시엔엔>의 키팅 홀런드 여론조사국장은 “그동안 경제 문제는 매케인에게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해 왔으며, 금융위기가 수많은 미국의 가정을 덮치기 시작한 지난주 중반 이후 오바마가 강세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오바마는 앞서 21일 발표된 갤럽의 조사에서도 매케인(45%)을 4%포인트나 앞질렀으며, 라스무센과 핫라인 조사에서도 각각 1%포인트, 5%포인트씩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에 나선 매케인은 이번 금융 구제안이 헨리 폴슨 재무장관에게 과도한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금융구제안 이행을 감독할 초당적 감독기구 설치를 주장했다. 또 이번 조처로 월가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이득을 얻는 것을 막고 주택 소유자들에게 그 혜택이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전날 <엔비시>(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국가부채가 풍선처럼 불어나더라도 세금을 올리지 않겠다고 공약하는 등, 금융위기 초반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은 강하다”고 했던 실수를 만회하고자 애썼다.
이날 위스콘신주에서 유세에 나선 오바마도 “무엇보다도 감독과 책임의 부재가 우리를 혼란에 빠뜨린 때에 감독기구가 없고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정부에 백지수표를 줄 수는 없다”며, 금융구제안에 자금회수 계획, 노동자 가족 및 대형 금융기구 보호대책, 유사한 금융위기 재발방지 대책 등이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와 매케인은 오는 26일 미시시피주 옥스퍼드에서 첫 텔레비전 토론회를 연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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