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미국 대선
200만 대피·유가불안…공화당 전대 ‘직격탄’
일정축소·대책부심…대선후보 능력 시험대 1일 미국 본토에 상륙한 허리케인 구스타프가 모든 것을 휩쓸어 버리고 있다. 영향권 지역의 주민들을 피난시킨 것은 물론이고, 대선 후보 확정으로 기세를 올리려던 주요 정당의 대선 운동도 전면 중단됐다. 만 3년 전 뉴올리언스를 물에 잠기게 한 카트리나의 악몽을 되살리며, 허리케인 구스타프가 미국 대선 국면을 좌우하는 돌발변수로 등장한 것이다.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를 포함해 걸프 연안지역의 주민 200만명이 피난한 가운데 1일 오전(현지시작) 본토에 상륙한 구스타프는 3등급에서 2등급으로 낮아졌지만, 루이지애나에 평균 150~300㎜, 곳에 따라선 500㎜의 비를 쏟아부었다. 곳곳에서 또 한 번의 엄청난 자연재해가 예고되고 있다. 구스타프는 안정세를 찾아가는 유가에도 다시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미국 경제에 타격이 예상된다. 멕시코만 정유시설의 80%가 폐쇄된 상태다. 구스타프는 특히 1~4일 전당대회를 예정한 공화당 쪽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구스타프로 전당대회 일정이 망가진 것은 물론이고 3년 전 카트리나에 늑장대응한 조지 부시 정부의 실정을 유권자에게 다시 상기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매케인은 이날 예정됐던 미주리주 집회를 취소하고 구스타프가 상륙한 미시시피주를 방문해 허리케인 대책에 대한 브리핑을 청취했다. 카트리나 때 워싱턴에서 늑장대응을 했던 부시 대통령과 현 행정부의 실정을 유권자에게 다시 상기시키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전당대회 캐치프레이즈를 “국가 우선’으로 정했던 매케인은 “큰 대의명분에 봉사하자”며 전당대회 일정을 대폭 축소하도록 지시했다. 공화당 전국위원회도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일단 첫날인 1일 행사는 2시간 정도 당헌당규에 따라 최소한의 업무만 처리하기로 하고 정치연설을 모두 취소했다. 공화당 전당대회는 지난주 민주당 전당대회 양상과는 달리 피해지역 돕기 기금모금과 봉사를 촉구하는 자리로 바뀌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당대회장 주변에서는 전당대회 일정이 허리케인 피해가 집계될 때까지 유보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일부 대의원들은 구스타프가 부시 대통령과 체니 부통령의 전당대회 연설을 막아 매케인에게 가장 불편한 순간을 모면케 해 차리리 잘 된 일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최대 피해지역으로 예상되는 뉴올리언스는 아직 카트리나 때 파괴된 제방 복구가 안 된 상태여서, 이번 구스타프로 다시 피해가 가중될 경우 부시 행정부와 공화당에 대한 여론이 악화할 우려가 있어 전전긍긍하고 있다.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후보는 “우리는 도움을 줄 수 있는 200만명 후원자의 이메일 리스트를 가동할 수 있다”며 “필요하다면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을 지역에 내려가도록 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적극적인 대응 자세를 보이고 있다. 구스타프는 국가재난사태에 대한 공화·민주 양당 후보의 대응에 판단 근거를 유권자들에게 제공하는 부수적인 기회도 되고 있다. 세인트폴(미네소타주)/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일정축소·대책부심…대선후보 능력 시험대 1일 미국 본토에 상륙한 허리케인 구스타프가 모든 것을 휩쓸어 버리고 있다. 영향권 지역의 주민들을 피난시킨 것은 물론이고, 대선 후보 확정으로 기세를 올리려던 주요 정당의 대선 운동도 전면 중단됐다. 만 3년 전 뉴올리언스를 물에 잠기게 한 카트리나의 악몽을 되살리며, 허리케인 구스타프가 미국 대선 국면을 좌우하는 돌발변수로 등장한 것이다.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를 포함해 걸프 연안지역의 주민 200만명이 피난한 가운데 1일 오전(현지시작) 본토에 상륙한 구스타프는 3등급에서 2등급으로 낮아졌지만, 루이지애나에 평균 150~300㎜, 곳에 따라선 500㎜의 비를 쏟아부었다. 곳곳에서 또 한 번의 엄청난 자연재해가 예고되고 있다. 구스타프는 안정세를 찾아가는 유가에도 다시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미국 경제에 타격이 예상된다. 멕시코만 정유시설의 80%가 폐쇄된 상태다. 구스타프는 특히 1~4일 전당대회를 예정한 공화당 쪽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구스타프로 전당대회 일정이 망가진 것은 물론이고 3년 전 카트리나에 늑장대응한 조지 부시 정부의 실정을 유권자에게 다시 상기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남부 지역에 1일(현지시각) 오전 상륙한 허리케인 구스타프의 영향으로 폭우가 쏟아지면서, 미시시피주 걸프포트 외곽도로에서 자동차 한대가 떠내려가고 있다. 걸프포트/AP 연합
허리케인 임박 텅빈 뉴올리언스 / 허리케인 구스타프의 상륙 소식으로 휑하게 빈 미국 뉴올리언스 버번 거리에서 방위군들이 31일 순찰을 돌고 있다. 뉴올리언스/AP 연합
매케인은 이날 예정됐던 미주리주 집회를 취소하고 구스타프가 상륙한 미시시피주를 방문해 허리케인 대책에 대한 브리핑을 청취했다. 카트리나 때 워싱턴에서 늑장대응을 했던 부시 대통령과 현 행정부의 실정을 유권자에게 다시 상기시키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전당대회 캐치프레이즈를 “국가 우선’으로 정했던 매케인은 “큰 대의명분에 봉사하자”며 전당대회 일정을 대폭 축소하도록 지시했다. 공화당 전국위원회도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일단 첫날인 1일 행사는 2시간 정도 당헌당규에 따라 최소한의 업무만 처리하기로 하고 정치연설을 모두 취소했다. 공화당 전당대회는 지난주 민주당 전당대회 양상과는 달리 피해지역 돕기 기금모금과 봉사를 촉구하는 자리로 바뀌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당대회장 주변에서는 전당대회 일정이 허리케인 피해가 집계될 때까지 유보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일부 대의원들은 구스타프가 부시 대통령과 체니 부통령의 전당대회 연설을 막아 매케인에게 가장 불편한 순간을 모면케 해 차리리 잘 된 일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최대 피해지역으로 예상되는 뉴올리언스는 아직 카트리나 때 파괴된 제방 복구가 안 된 상태여서, 이번 구스타프로 다시 피해가 가중될 경우 부시 행정부와 공화당에 대한 여론이 악화할 우려가 있어 전전긍긍하고 있다.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후보는 “우리는 도움을 줄 수 있는 200만명 후원자의 이메일 리스트를 가동할 수 있다”며 “필요하다면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을 지역에 내려가도록 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적극적인 대응 자세를 보이고 있다. 구스타프는 국가재난사태에 대한 공화·민주 양당 후보의 대응에 판단 근거를 유권자들에게 제공하는 부수적인 기회도 되고 있다. 세인트폴(미네소타주)/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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