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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오바마 에너지 대책 ‘말바꾸기’

등록 2008-08-05 20:16

오바마
오바마
‘연안 석유 시추 제한적 허용’
지지율 재미 본 매케인 따라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버락 오바마(얼굴) 상원의원의 에너지 정책이 고유가 파동 속에서 방향을 잃고 있다.

오바마 의원은 4일 유가 급등을 억제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전략 비축유 7천만배럴을 방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미시건주 랜싱에서 열린 연설에서 이런 조처가 현재 갤런당 4달러에 달하는 자동차 휘발유 값을 낮추는 데 단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는 앞서 지난 1일에도 대체 에너지 개발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제한적이나마 연안 석유 시추를 지지할 수 있다고 밝히는 등, 기존의 에너지 정책에 대한 입장을 잇따라 철회하고 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겨냥해 “석유 메이저(거대 기업)의 주머니에서 놀아났던 대통령(조지 부시)은 하나로 족하다”고 비판하면서, 그의 정책을 답습하고 있는 셈이다.

<에이피>(AP) 통신 등은 전략 비축유 방출과 연안 석유 시추를 강력히 반대하던 오바마의 입장이 바뀐 까닭을 고유가에 대한 우려 고조와 대선 경쟁이 치열해진 데서 찾고 있다. 공화당의 대선 후보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먼저 연안 석유 시추 금지 조처를 철회하면서 지지도를 높였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오바마는 매케인과의 차별화를 위해 이날 △고유가로 수입을 올린 석유 거대 기업들에 대한 소득세 부과 △하이브리드차 6년내 100만대 생산 △전체 에너지 중 재생 에너지 충당 비율 10%로 상향 등, 10년 안에 원유 수입 의존도를 끊는다는 종합적인 에너지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매케인 진영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오바마가 미국 연안에서 석유시추 및 탐사에 반대해왔다”며 “에너지 대책이 갈팡질팡하고 있다”고 혹평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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