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화학전연구소 브루스 아이빈스
기소 소식듣고 자살…가족 “결백”
기소 소식듣고 자살…가족 “결백”
2001년 9·11 동시테러 직후 미국 사회를 또 한번 공포로 몰아넣었던 ‘탄저균 테러’의 유력한 용의자가 미 육군 연구소에서 근무한 미생물학자인 것으로 드러나 다시 한번 충격을 주고 있다.
<에이피>(AP) 통신 등 미국 언론들은 지난 35년 동안 메릴랜드주 미 육군 생화학전 연구소에서 근무한 브루스 아이빈스(62) 연구원이 탄저균 테러의 유력 용의자로 지목됐다고 전했다. 그는 연방수사국(FBI)이 자신을 기소하려 한다는 소식을 접한 뒤 지난달 29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수사 당국은 심적 압박을 못 이긴 아이빈스가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아이빈스 가족과 변호인 등은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탄저균 공포는 2001년 10월5일 타블로이드판 <선>의 사진부장 보브 스티븐슨과 우편물 관리자가 탄저병 양성반응을 보이면서부터 시작됐다. 뒤이어 주요 언론사와 의회 등에도 탄저균이 묻은 우편물이 도착했다. 모두 5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친 새로운 형태의 ‘테러 공격’에 대해, 조지 부시 대통령은 알카에다 배후설을 제기했다. 사담 후세인 당시 이라크 대통령 연계설도 불거졌다.
사건 직후부터 미국내 생화학 실험 관계를 상대로 수사를 벌여온 당국은 탄저균 테러 희생자들 세포의 게놈(유전 정보를 담은 염색체 무리)을 분석해, ‘테러 편지’의 탄저균 유전자 정보와 같은 정보의 탄저균을 보유한 이 연구소를 지목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다른 연구원을 용의 선상에 올렸던 것으로 알려진 수사당국에 대해, ‘왜 진작 아이빈스를 수사하지 않았느냐’는 문제 제기도 나오고 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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