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앙쿠르 록스는 한국이 1954년 이후 점령하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은 서로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
29일 현재 미국 중앙정보국(CIA) 누리집의 세계 각국 해설서 ‘월드 팩트북’에서 한국(Korea, South)을 입력하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일본을 조회해 봐도 “한국과 일본”이 순서가 바뀌어 나타날 뿐 내용은 같다. 미 정보당국이 독도를 한-일간의 ‘분쟁’지역으로 인정한 것이다. 월드 팩트북의 한국·일본 지도에서 독도는 ‘리앙쿠르 록스’로, 동해는 ‘일본해’로 표기돼 있다. 미 국무부 누리집에서도 같은 지도가 조회된다.
미 의회도서관 누리집의 세계 각국 현황을 소개하는 ‘컨트리 스터디’에서도 독도는 ‘분쟁 중인 리앙쿠르 록스’이다. 한국(South Korea)의 ‘지리-분쟁’ 항목에 ‘일본과 리앙쿠르 록스(분쟁)’라고 나온다. 미 정부·의회 기관의 ‘독도 분쟁지역화’ 표기는 미 지명위(BGN)가 최근 독도를 ‘주권 미지정’으로 분류하기에 한참 앞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29일 애초 월드 팩트북이 “독도가 분쟁지역인 것처럼 ‘일본과 해결되지 않은 분쟁’(unresolved dispute with Japan)이라고 표현한 바 있으나, 2005년 4월 이 표현을 삭제하고 한국이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다는 내용의 ‘점령하고 있다’(occupied)는 표현으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당시 월드 팩트북은 독도와 관련해 “리앙쿠르 록스(독도/다케시마)를 둘러싼 일본과의 해결되지 않은 분쟁이 있으며, 일본 쪽에서 조업권을 주장하며 때때로 항의한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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