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20억달러 추정…성장률 1.6%로 낮춰
미국 백악관이 28일 올해 경제성장 전망치를 2.7%에서 1.6%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내년 전망도 3.0%에서 2.2%로 낮췄다. 주택시장 침체와 금융시장 불안 탓에 성장이 위축될 것이란 ‘어두운’ 예상이다.
백악관은 2009년 재정적자가 사상 최대규모인 4820억달러에 이를 것이란 전망을 덧붙였다. 이는 지난 2월 부시 행정부가 내놓은 4070억달러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는 것이다. 올 11월 대선에서 당선돼 출범하는 새 정권은 최대 규모의 재정적자를 안게 됐다. <블룸버그뉴스>는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든, 예산이 부족해 감세 등 경기부양을 실시할 수 없게 된데다, 피폐한 주택·금융시장과 달러약세·고유가 등의 국면을 물려받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원 예산위원회 의장인 존 스프랫 민주당 의원은 “사상 최대의 흑자를 넘겨받아 출범한 부시 정부가 사상 최대의 적자를 물려주며 떠난다”며 비난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2001년 취임 당시 1280억달러의 재정흑자를 넘겨받았다. 그러나 경기침체와 대테러전쟁 와중에 재정은 적자로 돌아섰다. 내년 ‘사상 최대’의 재정적자를 기록하게 된 데는 경기부양책으로 실시하게 될 ‘세금 환급’의 영향도 크다. 백악관은 2010년 재정적자가 1780억달러로 줄어들고, 2012년에는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날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 주택시장의 침체가 계속 이어질 것이며, 신용부실이 성장 둔화를 오래 끌고갈 것이란 전망을 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9일 미국 경제가 ‘성장 중 경기침체’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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