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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국 ‘대테러 전선’ 아프간으로 급속 이동

등록 2008-07-24 22:07

오바마 ‘전략적 재배치’ 부시·매케인 ‘추가파병’ 잇단 발언
미국의 ‘대테러 전쟁’의 전선이 이라크에서 아프가니스탄으로 급속히 옮겨갈 조짐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는 최근 잇따라 미군의 전략적 재배치를 주장하고 있다. 이라크 주둔군을 포함한 미군 수뇌부의 판단도 이와 다르지 않다. 조지 부시 대통령과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후보도 아프간 추가 파병에 대해선 적극적이다.

중동을 순방중인 오바마 의원은 22일 “이라크 치안이 진전된만큼 이제는 정치적 결정이 필요하다”고 못박았다. <워싱턴포스트>는 23일 “오바마가 사실상 ‘이라크전 승전 선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오바마는 “아프간 상황이 위험하고 긴급하다”며 “상황 악화를 되돌리기 위해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뉴욕타임스> 기고에서도 “이라크전을 끝내는 것은 탈레반과 알카에다의 발흥 거점인 아프간과 파키스탄에서 더욱 광범위한 미국의 전략적 목표를 실현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앞서 조지 부시 대통령은 이달 초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를 앞두고, 아프간에 3개 전투여단을 증파할 의향이 있다며 아프간 문제를 공론화했다. 매케인 후보도 이라크 추가파병의 성과를 강조하며 부시 대통령의 의견에 동조했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지난 주 기자회견에서 “조만간 아프간에 병력을 증파할 수 있을지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중”이라고 밝혔으며, 마이클 멀린 합참의장도 22일 미국 <피비에스>(PBS)방송과 인터뷰에서 “아프간에 1만명의 추가 파병이 필요하며, 이라크 철군 없이는 그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전선 이동은 이라크 정국이 안정되는 반면, 아프간에선는 탈레반 저항세력과 알카에다가 전열을 가다듬고 반격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이후 지금까지 아프간에서 숨진 미군은 52명으로 이라크 전사자수 43명을 앞질렀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3일 보도했다. 이라크에서는 미군 전사자 수가 지난해 8월 84명에서 계속 줄어 올해 7월엔 11명으로 급감했다. 반면 아프간에선 올해 2월부터 다시 늘기 시작해, 6월엔 20명을 넘어섰고 이번 달 들어서만도 18명이 전사했다.

사미르 수마이다이 주미 이라크 대사는 23일 “최근 알카에다의 외국인 전사들이 아프간으로 집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테러 당국자도 “중앙아시아·중동·터키·체첸 등에서 모집된 알카에다 신규대원들은 이라크 대신 파키스탄이나 아프간에 배치되고 있다”고 말했다. <에이피>(AP)통신은 최근 “많은 이라크 주둔 미군들이 ‘경력 관리’를 위해 따분한 이라크 대신 아프간 근무를 선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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