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바꾸기’ 파문 커지자 ‘일관성’ 거듭 강조
버락 오바마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이라크 점령 미군의 철군 계획을 가다듬을 수 있다”고 한 발언의 파문을 수습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오바마 후보는 5일 자신의 선거유세 비행기에서 기자들에게 “이라크 조기철군 공약을 수정할 것이라는 논란에 대해 말하자면, 과거 내가 했던 발언과 상충되는 방안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대통령이 되면 이라크전을 반드시 끝낼 것이라는 나의 ‘전략적 견해’에는 변함이 없다”고 못박았다.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불과 4시간만에 해명 기자회견을 자처한 데 이어, 또 다시 ‘일관된 견해’를 표명한 것이다.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의 표를 얻기 위해 ‘말 바꾸기’를 한다는 안팎의 비판을 차단하기 위한 안간힘으로 풀이된다.
오바마 후보는 이날 몬태나에서 세인트루이스로 향하는 전용 유세기에서 “별다른 의미 없이 한 발언이 격앙된 반응을 낳는 것에 대해 상당히 당황했다”며, 이번 발언 파문에 따른 곤혹스런 처지를 털어놨다. 그는 “이라크전을 종식시키겠다는 다짐은 확고하다”며 “대통령이 되면 합참회의를 소집해 새로운 과제를 부과할 것이며, 그 과제는 바로 이라크전 종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후보는 “이라크 전쟁은 전략적 실수로서 종식돼야 한다는 믿음에 흔들림이 없다”며 자신의 ‘일관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공화당을 비롯한 보수 진영에서는 여전히 오바마의 ‘진정성’과 ‘애국심’을 꼬투리잡아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친공화당 성향 케이토연구소의 정치분석가인 저스틴 로건은 오바마 후보의 해명을 ‘바늘에 실 꿰기’에 비유하면서 “오바마 후보가 이라크에서 철군하겠다는 강력한 선언에서 반발짝 물러나고 있지만, 그가 실을 꿰어야 하는 바늘은 엄연히 그의 평소 지론, 그리고 매케인 후보와 이라크를 결부시키는 견해”라고 꼬집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