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케인 “연근해 원유 시추”…오바마, 에탄올 회사 관련 측근 많아
“오바마는 친에탄올 기업 편이고, 매케인은 친석유 기업 편이다.”
2008년 미국 대선에서 맞붙는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와 존 매케인 후보가 에너지 안보 문제와 관련한 각론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 차이는 지지기반과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에서 두번째 많은 양의 옥수수를 생산하는 일리노이주 출신 상원의원 오바마는 미국의 대외 석유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대체연료인 에탄올 산업의 육성을 강력하게 지지한다. 그러나 값싼 브라질산 사탕수수 에탄올의 수입에 대해선 “석유 수입을 브라질산 에탄올 수입으로 대체하는 것은 미국의 이익이나 경제 안정에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반면 매케인은 “사탕수수 원료 에탄올이 옥수수 에탄올에 비해 생산단가도 훨씬 낮고, 에너지 효율도 높은데 브라질산 에탄올에 세금을 부과하고 있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미국 내 에탄올 업체에 지급하는 보조금과 브라질산 사탕수수 에탄올에 부과하는 갤런당 54센트의 관세에 반대하고 있다. 매케인은 “연근해 원유시추를 허용해 국내 석유생산을 늘려야 유가가 안정된다”며 미국 내 석유 증산을 강조하고 있다.
오바마는 매케인이 부시의 친석유기업 정책을 답습해 석유업계의 반환경적인 이익을 대변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23일 오바마의 이런 입장이 그의 선거운동을 돕는 인사들의 강력한 입김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공동선거본부장인 톰 대슐 전 상원의원은 3개 에탄올 생산업체의 이사이고, 워싱턴의 법률회사에서 재생에너지 기업에 조언을 하고 있다. 에너지 환경정책 핵심 참모인 제이슨 그루밋 역시 대슐 전 의원과 보드 돌 전 공화당 상원 원내총무 등이 설립한 전국에너지정책위원회 출신이다. 오바마는 상원의원이 된 지 얼마 안 돼 일리노이의 미국 최대 에탄올업체인 ‘아처대니얼스미들랜드’의 회사 항공기를 두 차례나 할인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옥수수를 이용한 미국의 에탄올은 농민들보다는 대기업들에 이익을 주는 것이고, 최근 옥수수값 상승으로 세계 식량시장의 불안요인이 되고 있다고 많은 경제학자와 환경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기름값이 갤런당 4달러를 넘어서면서 오바마와 매케인의 차별적인 에너지 정책은 이번 대선의 주요 이슈의 하나로 등장하고 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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