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는 17일치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최근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관련 논란이 “한-미 지도자들이 민감하게 다뤄야 할 섬세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현재 한반도 문제 전문 민간단체인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을 맡고 있는 그레그 전 대사는 “현대 한국 사회는 여전히 농업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다”며 “수입품보다 한국산 쇠고기 값이 두 배에 이른다고 해도, 한국인들은 시골의 ‘할아버지·할머니’ 생계를 위협할 수 있는 모든 문제에 대해 매우 방어적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은 미국의 대단한 동맹이다. 베트남전 당시 30만명을 파병했고, 91년 걸프전에선 신속하고 관대한 지지자였으며, 이라크전에서도 한동안 세 번째로 큰 파병 규모를 유지했다”며 “한국과의 강력한 동맹이 없으면 아시아에서 우리(미국)의 영향력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레그 전 대사는 1989년 전대협 대학생 6명의 미 대사관 진입 사건을 돌이키며, “당시 학생들이 거론한 문제가 쇠고기 문제였다”고 밝혔다. 그의 기고문은 지난 10일 이 신문이 한국의 촛불시위를 대대적으로 다룬 1면 기사에 대한 투고 형식으로 실렸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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