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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 고위관리 “‘테러와의 전쟁’ 용어 폐기해야”

등록 2008-05-29 21:03수정 2008-05-29 23:17

미 고위관료 찰스 앨런 주장
“이슬람과 전쟁으로 오해케”

 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가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침공 등 군사력 사용을 정당화하면서 내건 ‘테러와의 전쟁’이란 용어는 폐기돼야 한다고 미 고위 정보관리가 주장해 눈길을 끈다.

 50년 경력의 중앙정보국(CIA) 관리 출신인 찰스 앨런 국토안보부 정보분석 부국장은 “이 용어가 이슬람교도들에게는 ‘이슬람과의 전쟁’으로 해석돼 적의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이렇게 주장했다고 29일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앨런은 “알카에다는 적확한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무슬림들을 엄청나게 고무시키고 있다”며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무슬림 사회에 대한 파급력을 포함해 다양한 측면의 전술을 모두 전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 전술의 하나로 적확한 용어 사용을 꼽았다.

 ‘테러와의 전쟁’은 2001년 9·11 테러 이후 부시 대통령의 ‘상투어’가 됐지만, 알카에다에 맞서는 더 정확하고 적절한 용어로 대체돼야 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하원 정보위원회의 공화당 간사인 피터 획스트라 의원은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어리석은 용어”라며,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이 용어를 사용하지 말도록 설득해왔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고든 존드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도 “‘이슬람’이란 말을 ‘테러리스트’ 앞에 붙이는 것은 ‘무슬림은 모두 테러리스트’라거나, 우리가 이슬람 세계와 전쟁을 하고 있다는 뉘앙스로 받아들여질 우려가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28일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간에서 벌이고 있는 전쟁을 2차 세계대전에 비유하며 ‘위대한 싸움’이라고 추켜세웠다. 그는 공군사관학교 임관식 연설에서, 2차대전 때 적국이었던 독일과 일본이 패전 뒤 ‘민주주의 동맹국’이 된 사례를 들며 “우리는 아프간과 이라크에서도 똑같이 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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