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화성탐사로봇 피닉스가 25일 화성 북극 인근에 착륙한 뒤 보내온 화성 표면 이미지.
미 항공우주국 제트추진연구소 제공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로봇 피닉스가 한국 시각으로 26일 오전 8시53분(미국 동부시각 25일 오후 7시53분) 화성 북극권의 얼음사막에 성공적으로 연착륙했다.
지난해 8월 발사된 피닉스호는 6억7500만㎞를 날아간 끝에 시속 1만9200㎞ 이상의 속도로 화성 대기권에 진입했으며, 로켓 본체에서 분리된 뒤 역추진 로켓을 이용해 시속 8㎞까지 속도를 줄여 화성 표면에 사뿐히 내려앉았다. ‘공포의 7분’으로 불리는 감속·착륙 과정을 손에 땀을 쥐고 지켜보던 나사 관계자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터뜨렸다.
피닉스는 착륙 2시간 만에 자체 동력원인 태양전지 디스크를 펼친 뒤 사진을 전송해오기 시작했다. 나사의 제트추진연구소 수석연구원인 댄 맥클리스는 “완벽하게 아름답다”며 감격했다. 나사의 화성탐사선이 역추진 동력을 이용해 무사히 화성에 착륙한 것은 1976년 여름 바이킹 1호와 2호가 한달 보름 간격으로 잇따라 화성에 안착한 이후 32년 만이다. 2004년 나사의 쌍둥이 탐사로봇 스피릿과 오퍼튜니티가 화성에 착륙했지만, 당시엔 낙하산과 에어백 쿠션을 이용한 방식이었다. 나사는 1999년 화성탐사선 오비터와 폴라랜더의 잇따른 실패로 화성탐사 프로젝트의 전면 재점검을 요구받았던 아픈 기억도 갖고 있다.
피닉스의 착륙지가 북극으로 결정된 것은 이 지역의 얕은 지표층 밑에서 물이 얼었던 흔적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물의 존재 여부는 생명체의 존립 가능성을 판별하는 절대적 기준이다. 피닉스는 8개의 로봇 팔을 이용해 토양 표본을 채취, 대기온도가 지금보다 더 따뜻했던 과거에 얼음이 녹았던 흔적이나 유기물 흔적이 있는지를 조사할 계획이다.
과학자들은 화성 표면에 유기적 생명체를 구성하는 원시적 성분이라도 남아 있다면, 얼음 속에 보존돼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외신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