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 오염 · 스트레스 등 원인
“인류 미래에 큰 위협 될 수도”
“인류 미래에 큰 위협 될 수도”
남자 아이의 출생률이 떨어지는 현상이 미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뚜렷해지고 있다고 <시카고 트리뷴>이 25일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남아 감소의 이유는 아직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산업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어 인류에 앞으로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 국립 환경보건과학연구소(NIEHS)의 월간지 <환경보건전망>(EHP)은 1970년에서 2002년 사이에 미국에서 신생아 1만명당 남아의 수가 5134에서 5117으로 17명 감소했다고 밝혔다. 일본·핀란드·이탈리아와 중남미 몇몇 국가들에서도 같은 현상이 보고되고 있다. 모두 특정 성별의 아이를 선호하는 전통이 없는 나라들이다.
피츠버그대 환경·암연구센터 데브라 데이비스 원장은 “큰 그림에서 보면 정말 심각한 문제”라며 “각국 지표들은 뭔가 비정상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지적했다. 보통 남성이 여성보다 질병 등 외부 영향으로 사망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에, 남아의 비율이 여아보다 약간 높은 것이 자연적으로 정상이다.
여러 전문가들은 오염된 환경에 사람들이 노출된 것을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가장 심한 남아 감소 현상을 보이는 캐나다 아지낭 원주민들의 거주구역 주변에는 석유·고분자 화학공장 수십 곳이 들어서 있다. 핀란드 국립공공보건연구소는 1751∼1997년 인구통계분석 결과, 1·2차 세계대전을 정점으로 남아의 수가 감소하고 있으며, 이는 농약·호르몬제 등이 등장한 시기와 일치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스트레스’를 주요 요인으로 지목하는 연구자들도 있다. 캘리포니아대 랠프 카탈라노 교수는 9·11 테러 직후 테러를 겪은 산모 가운데 남아 출생이 감소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으며, “외부에서 강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산모 체내에 태아의 ‘강함’을 시험하는 환경이 조성돼 약한 남자 태아의 출생이 감소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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