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동물단체 동영상 또 공개
관리 부실해 식품시장 유입 가능성
오물 위 뒹굴어 대장균 감염 위험도
관리 부실해 식품시장 유입 가능성
오물 위 뒹굴어 대장균 감염 위험도
미국의 동물보호단체 ‘휴메인소사이어티’가 7일 공개한 동영상이 또다시 충격을 주고 있다. 이 단체는 지난 1월 일어서지 못하는 소(다우너)를 학대해 강제검역을 시키는 미국 도축장 실태를 폭로하는 동영상으로 큰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다우너’ 관리의 형편없는 실태를 또다시 고발한 이 동영상은 광우병 쇠고기 수입 논란에 기름을 부을 것으로 보인다. 제발로 일어서지 못하는 다우너는 광우병 발병 위험 ‘0순위’로 꼽힌다. 발병 우려가 큰 소들조차 아무렇게나 다루는 실태에 비춰, 안전한 도축이나 관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 동물단체 ‘주저앉는 소’ 동영상 또 공개
동영상은 다우너들이 가축 경매장 시설 인근에 방치돼 있는 실상을 담았다. 텍사스주 헤러포드의 가축거래소(LSX)에서는 다우너 두 마리가 주차장에 네 시간 가량 버려져 있었다. 머리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상태였다. 뉴멕시코주 클로비스 가축경매소의 다우너 한 마리는 팔리기를 기다리는 다른 소들과 같은 우리 안에 있었다. 하지만 오물 진창에서 다리를 버둥거릴 뿐이었다. 펜실베이니아주 그린캐슬 가축거래소에서는 태어난 지 몇 달 되지 않은 다우너 송아지 한 마리가 모로 누워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이 찍혔다. 이 어린 송아지는 몇시간 뒤 숨을 거뒀다.
다우너는 제발로 일어나지 못하는 광우병 증상도 있을 뿐 아니라, 오물 위를 뒹구는 탓에 대장균·살모넬라균 감염 위험도 높다. 따라서 대부분 지역에선 다우너를 식품 용도로 도축하는 것을 금지한다. 웨인 퍼셀 휴메인소사이어티 총재는 동영상에 찍힌 소들이 식품으로 공급됐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동영상에서 보이는 현행 규제의 ‘틈새’ 때문에,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다우너가 식품시장에 유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휴메인소사이어티 쪽은 지난주 에드 셰이퍼 농무장관을 직접 만나 이 동영상을 제공했으며, 개선을 위해 향후 농무부와 협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셰이퍼 장관은 “각 주와 관련 산업에 이 사안을 주지시키고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지난 1월 휴메인소사이어티는 캘리포니아주의 한 도축장에서 다우너를 억지로 검사받게 하는 동영상을 공개해 파문을 일으켰다. 당시 동영상에는 육류 포장업체인 홀마크의 도축장에서 병든 소를 지게차로 굴려 일으키고, 전기충격을 주거나 얼굴에 물대포를 쏴 소를 억지로 일으키는 장면이 담겼다. 일으킨 상태로 검사를 받아 다우너라는 사실을 숨기면, 도축을 진행해 육류 가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도축된 고기가 미국 전역에 공급되고 심지어 학교급식으로까지 공급됐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지면서, 1억4300만파운드(약 6500만㎏)의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리콜이 단행됐고 업체는 문을 닫았다.
서울대 수의학과 이영순 교수팀이 2005년 정부에 낸 연구용역보고서를 보면, 미국은 다우너를 ‘고위험군 소’로 분류해 특별검사 대상으로 삼고 있다. 광우병 유사 증상이 그 이유다. 2004년 현재 미국에서 기르는 소 약 1억마리 가운데 44만4천마리가 고위험군 소로 분류됐다. 1000마리 가운데 네 마리꼴로 광우병 유사 증상을 보이는 셈이다. 이 가운데 25만마리는 농장에서 죽은 뒤 고위험군으로 판정이 되고, 나머지 살아있는 소들에 대해서는 도축금지 조처가 내려진다.
한국 정부는 지난 1월 나온 동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광범하게 퍼진 데 대해, 광우병과는 무관한 내용으로 위험을 부풀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광우병 위험이 가장 큰 다우너 처리는 미국 정부의 광우병 대책을 평가하는 중대한 잣대가 된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관심을 끈다.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동영상출처: 휴메인소사이어티(http://video.hsu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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