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콘돌리자 라이스(사진)
라이스 국무, 이스라엘과 요르단강 서안 문제 등 논의
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가 임기 안에 ‘중동 평화’의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부 장관(사진)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상 중재차 지난 3월에 이어 다시 중동을 순방하면서,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 등 이스라엘 고위 각료들을 만나 유대인 정착촌 건설과 요르단강 서안 점령지 봉쇄 등 민감한 현안을 논의했다고 영국 <비비시>(BBC) 방송 등 외신들이 4일 보도했다.
라이스 장관의 이번 중동 순방은 다음주 부시 대통령의 이스라엘 건국 60돌 행사 참석을 앞둔 사전 정지작업 성격이 짙다. 라이스 장관은 앞서 기자들에게 “가장 먼저 할 일은 철거됐을 것으로 추측되는 봉쇄시설부터 점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비시> 방송은 라이스 장관이 ‘추측되는’이란 단어를 선택한 것 자체가 부시 정부가 맞닥뜨린 어려움을 말해준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2000년부터 요르단강 서안에 수백개의 검문소와 철책을 설치해 하마스 등 팔레스타인 무장독립운동 세력들을 사실상 봉쇄했다. 이 때문에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식료품·의료·에너지 등 기초 생필품 보급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엔·미국·러시아·유럽연합 등 ‘중동분쟁 조정을 위한 5자회담’ 당사국들은 지난 2일 이스라엘 쪽에 정착촌 건설 중지와 봉쇄시설 철거를 요구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정책이 초강경 기조인데다, 정치적 기반이 취약한 올메르트 총리가 최근 비리 혐의 등으로 사법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어, 미국이 기대하는 성과는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뉴욕타임스>는 5일 “이스라엘의 정치적 위기가 라이스 장관의 순방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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