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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세컨드 라이프’에 관타나모 수용소 등장

등록 2008-04-14 21:05수정 2008-04-15 10:52

‘세컨드 라이프’에 관타나모 수용소
‘세컨드 라이프’에 관타나모 수용소
미국이 9·11 관련 ‘테러 용의자’들을 수감하고 있는 관타나모 수용소가 가상현실인 ‘세컨드라이프’에 등장했다.

가상 수용소로 가는 여정부터 철창에 갇히기까지의 모든 모습은 그동안 알려진 관타나모의 현실과 매우 흡사하다. 군용 수송기 바닥에 사용자의 ‘아바타’가 묶여 있는 장면을 마지막으로, 머리 위에 씌워진 두건이 세상을 덮고나면 아무것도 볼 수 없는 암흑이 이어진다. 비행기가 육지를 달리는 소리가 들리지만, 이륙인지 착륙인지 알 수 없다. 교관은 “닥쳐!”라고 소리치며 폭력을 휘두른다. 두건 사이의 틈으로 햇빛이 새어들어오는 듯하더니, 자갈밭을 걷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화면 위로 다시 등장하는 아바타는, 관타나모의 야외 철창 속에 갇혀 있다.

‘세컨드 라이프’에 관타나모 수용소

‘가상 관타나모’는 미국 영화제작자 나니 들라페냐와 서던캘리포니아대학 영화학교의 페기 웨일 조교수가 “미 정부가 영장도 없이 사람들을 가둬놓고 이를 부인하고 있는 현실을 널리 알리기 위해” 만든 곳이다. 지난 1월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의 행사와 선댄스영화제에서 소개되기도 했다. 성공적인 ‘홍보’ 수단이었지만 부작용도 없지 않다. ‘또 다른 자신’이 감금된 가상현실에 두려움을 느낀 한 사용자가 “기분이 어떠냐”고 묻기 위해 다가온 들라페냐의 아바타에게 갑자기 가상 야구방망이를 휘두르기도 했다.

관타나모 사정에 정통한 변호사 찰리 스위프트는 “관타나모가 어떤 곳인지 설명하기란 무척 힘들다”며 “그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 잡지 <베니티페어>는 “가상 현실이 실제와 비슷할수록, 더 큰 진실은 잃어버리고 만다”며 가상 관타나모가 현실을 희화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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