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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 국방부-정유사 유착이 대테러전 불러”

등록 2008-03-31 21:04

복합체: 군이 어떻게 우리의 일상을 침범하는가
복합체: 군이 어떻게 우리의 일상을 침범하는가
미군 석유소비 늘려 정유사 배불려…미 군사전문가 ‘복합체…’서 주장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석유 때문이라는 말은 ‘완전 허튼소리’다!”

이라크 침공 당시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부 장관은 미국 언론 인터뷰 등에서 이런 발언을 되풀이했다. 조지 부시 행정부의 공식 견해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런 말을 그대로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 미국의 군사 전문가 닉 터스는 <복합체: 군이 어떻게 우리의 일상을 침범하는가>(사진)라는 책에서 미군과 석유업계의 유착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이라크 침공을 분석했다. 군부와 군수산업의 공생을 뜻하는 군산복합체와 유사한 ‘군-유복합체’가 형성돼 있다고 터스는 지적했다.

터스는 전직 석유업계 인사들이 대거 포진한 부시 행정부가 저지른 이라크 전쟁은 사실상 ‘기름먹는 하마’인 국방부 구하기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실제 부시 행정부는 대테러전쟁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석유를 소비했다. 46억2천만갤런(1억1천만배럴)이던 미군의 연간 기름소비량은 대테러전쟁 이후 54억6천만갤런으로 늘어났다. 하루 36만5천배럴을 전쟁에 퍼붓고 있는 셈이다. 이는 스웨덴 전체의 하루 소비량과 동일하다. 국가방위산업체연합 로렌스 파렐 주니어는 “국방부는 미국내 단일 최대 석유소비체”라고 지적했다.

미 국방부가 곳곳에서 전쟁을 벌이고 석유를 쏟아붓자 신이 난 건 거대 정유업체들이다. 국방부는 2005년 비피(BP)·로얄더치쉘·엑손모빌 등에 모두 35억달러를 지불했다. 이들 기업은 2005년 경제잡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 순위에서 각각 6, 7, 8위를 차지했지만, 국방부 덕분에 이듬해 1, 3, 4위로 껑충 뛰었다. 2005년 국방부의 지급명세서 명부에는 145개 석유업체의 이름이 올라있는데, 이들은 한햇동안 80억달러 이상의 세금을 챙겨갔다. 이는 같은 해 록히드마틴이나 보잉, 노스롭그루먼 등 거대 군수업체들에 지급된 액수를 모두 합한 것보다 많다. 또 폭탄·수류탄·유도 미사일·로켓·헬기 등 군수 장비에 지출된 금액보다도 27억달러나 많은 액수다.

미 국방부와 석유업체의 공생은 럼스펠드 장관 퇴임 뒤에도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다. 후임 로버트 게이츠 장관은 지난해 3월, 엑손모빌·쉘 등 15개 업체와 40억달러 규모의 석유 공급 계약을 맺었다. 국방부의 석유 소비는 거의 줄지 않은 것이다. 터스는 국방부가 생존을 위해 전쟁과 석유에 의존하고 있다며 “군-유복합체는 쉽사리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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