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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이라크 시아파 내전 다시 미 대선 ‘불똥’

등록 2008-03-31 21:03

공화-민주 철군놓고 설전
이라크 바스라 일대를 중심으로 격렬하게 전개됐던 친미-반미 시아파 사이의 이라크 내전이 미국 대선 정국으로 옮겨 붙었다.

이라크 전국으로 번졌던 시아파 세력간의 교전은 30일 바스라 일대에서 교전을 벌이던 반미 시아파의 마디 민병대가 “전투 중지와 병력 철수”를 밝히고, 이라크 정부가 “긍정적 결정”이라고 화답하면서 일단 진정세로 돌아섰다. 마디 민병대가 엿새 동안 350여명의 전사자를 낸 격전을 멈추고 돌연 물러선 것은 미군이 교전에 직접 개입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이번 교전에 대해 시아파끼리의 권력다툼이라는 비판이 제기돼 양쪽 모두 정치·종교적 부담이 커진 것도 한 원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런 ‘불안한 평화’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에이피>(AP) 통신은 30일 “이번 휴전이 시아파 세력간의 주도권 다툼을 종식시키지는 않을 것이며, 이라크 정부가 핵심 석유산업 지역인 바스라에 대한 통제력을 장악한 것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태는 미국에서 한동안 경제 문제에 밀려났던 이라크전 이슈를 대선 정국의 한가운데로 다시 불러들였다고 <뉴욕 타임스>가 보도했다.

존 매케인 공화당 대통령 후보 쪽은 “이번 ‘바스라 내전’은 이라크가 현재 얼마나 위험한 상황에 놓여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것”이라며 “섣부른 미군 철수는 이라크에서 난동의 확산과 정국 불안정뿐 아니라 인종 학살까지 불러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미군의 단계적 철수’를 주장해 온 민주당 진영은 이번 내전으로 미군 증파가 이라크의 안정과 정치적 화해를 이끌어내는 데 실패했음이 드러났다고 공격했다. 민주당 대선후보 선두주자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29일 기자회견에서 “이라크에서 미군의 존재가 일부 폭력사태를 줄이긴 했지만 밑바닥에 깔린 갈등을 해결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데니스 로스 전 중동평화 특사는 “이번 사태는 이라크의 상황이 여전히 얼마나 혼란스러운지를 상기시킨다는 점에서 매케인 쪽에 더 타격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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