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미 경기침체 논쟁
“우려 과장”↔“위기 단계”엇갈려
연준 등 “성장기대…점진적 금리인상”진화
크루그먼 교수 “스태그플레이션 시작”경고
이번주초 세계 주요국 증시를 강타한 미국 경기침체 우려를 둘러싸고, 월가의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미국과 아시아 주요국 증시의 급락세는 일단 진정됐지만, 중국과 더불어 세계경제의 양대 엔진인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 “경제침체 전망 생뚱맞다”=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수전 비에스 이사는 18일 뉴욕주 버팔로의 경제인 모임 연설에서 “미국 경제는 견고한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최근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소 높아지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잘 통제되고 있으며, 연준은 신중한 속도로 금리정책을 펼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급격한 금리 변동을 우려하는 시장에 다시 한번 ‘점진적 금리 인상’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증권도 이날 2년 만에 처음으로 ‘주식 비중 확대’를 권고하며 측면 지원에 나섰다. 이 증권의 투자전략가 톰 맥매너스는 “경제의 단기 위협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기 이르며, (미국 경제에) 광범위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여길 만한 신호를 발견할 수 없다”며, “경제전망에 대한 우려가 지나치게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런 영향 속에 18일 뉴욕 증시는 지난주말의 급락 충격에서 벗어나 보합세로 마감했다. 월가의 전문가들은 대체로 ‘소프트 패치’(경기확장기의 일시적 침체) 등 최근의 경기 논란에 대해서는 ‘지나치다’는 견해가 많지만, 미국 경제가 처한 ‘불확실성’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시엔엔머니>는 “몇 주 전만 해도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던 투자자들이 이제 정반대의 시나리오인 침체를 걱정하고 있다”며 “침체를 우려할 정도로 경제 여건이 바뀌었는지 모르겠다”고 침체론에 의문을 표시했다. 시아이비시 월드마켓의 수석전략가 수보디 쿠마르도는 “미국의 성장세가 그리 나쁘지 않지만 시장의 기대치에 못미치는 상황이 우려를 확산시키는 쪽으로 해석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스태그플레이션 이미 시작”=미국 프린스턴대의 폴 크루그먼 교수는 이날치 <뉴욕타임스>에 실은 칼럼에서 “미국 경제는 인플레와 실업이 공존하는 이른바 ‘약한 스태그플레이션’이 이미 시작되고 있다”는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그는 미국의 신규 고용이 둔화되고 실직 기간이 길어지는 등 고용 지표의 악화와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값이 물가 상승을 압박하고 있다는 점을 주요 근거로 꼽았다. 그는 “1970년대 고유가 때의 경제적 파탄을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라면서도 “문제는 지금보다 더 나쁜 상황이 생겨도 마땅한 처방이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수석경제학자 스티븐 로치는 “이미 불안정한 세계경제에 중-일 분쟁 등 정치적 리스크까지 가세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문제는 세계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정치적 잡음”인데, 지난주말 끝난 주요 7개국(G7) 회담에서 이런 위험을 처리해 줄 것이란 희망을 내놓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막대한 경상적자로 대변되는 글로벌 불균형에 이어 정치적 위험까지 덮치면서 불균형의 조절이 파괴적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우려 과장”↔“위기 단계”엇갈려
연준 등 “성장기대…점진적 금리인상”진화
크루그먼 교수 “스태그플레이션 시작”경고
이번주초 세계 주요국 증시를 강타한 미국 경기침체 우려를 둘러싸고, 월가의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미국과 아시아 주요국 증시의 급락세는 일단 진정됐지만, 중국과 더불어 세계경제의 양대 엔진인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 “경제침체 전망 생뚱맞다”=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수전 비에스 이사는 18일 뉴욕주 버팔로의 경제인 모임 연설에서 “미국 경제는 견고한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최근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소 높아지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잘 통제되고 있으며, 연준은 신중한 속도로 금리정책을 펼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급격한 금리 변동을 우려하는 시장에 다시 한번 ‘점진적 금리 인상’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증권도 이날 2년 만에 처음으로 ‘주식 비중 확대’를 권고하며 측면 지원에 나섰다. 이 증권의 투자전략가 톰 맥매너스는 “경제의 단기 위협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기 이르며, (미국 경제에) 광범위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여길 만한 신호를 발견할 수 없다”며, “경제전망에 대한 우려가 지나치게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런 영향 속에 18일 뉴욕 증시는 지난주말의 급락 충격에서 벗어나 보합세로 마감했다. 월가의 전문가들은 대체로 ‘소프트 패치’(경기확장기의 일시적 침체) 등 최근의 경기 논란에 대해서는 ‘지나치다’는 견해가 많지만, 미국 경제가 처한 ‘불확실성’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시엔엔머니>는 “몇 주 전만 해도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던 투자자들이 이제 정반대의 시나리오인 침체를 걱정하고 있다”며 “침체를 우려할 정도로 경제 여건이 바뀌었는지 모르겠다”고 침체론에 의문을 표시했다. 시아이비시 월드마켓의 수석전략가 수보디 쿠마르도는 “미국의 성장세가 그리 나쁘지 않지만 시장의 기대치에 못미치는 상황이 우려를 확산시키는 쪽으로 해석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스태그플레이션 이미 시작”=미국 프린스턴대의 폴 크루그먼 교수는 이날치 <뉴욕타임스>에 실은 칼럼에서 “미국 경제는 인플레와 실업이 공존하는 이른바 ‘약한 스태그플레이션’이 이미 시작되고 있다”는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그는 미국의 신규 고용이 둔화되고 실직 기간이 길어지는 등 고용 지표의 악화와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값이 물가 상승을 압박하고 있다는 점을 주요 근거로 꼽았다. 그는 “1970년대 고유가 때의 경제적 파탄을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라면서도 “문제는 지금보다 더 나쁜 상황이 생겨도 마땅한 처방이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수석경제학자 스티븐 로치는 “이미 불안정한 세계경제에 중-일 분쟁 등 정치적 리스크까지 가세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문제는 세계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정치적 잡음”인데, 지난주말 끝난 주요 7개국(G7) 회담에서 이런 위험을 처리해 줄 것이란 희망을 내놓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막대한 경상적자로 대변되는 글로벌 불균형에 이어 정치적 위험까지 덮치면서 불균형의 조절이 파괴적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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