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감자수 증가 추이〉〈미·유럽 주요국 인구 10만명당 수감자수〉
성인 100명중 1명, 흑인 청년 9명중 1명 교도소에
미국 성인 100명 가운데 1명이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뉴욕타임스〉 등은 28일 세계적 조사기관인 퓨센터의 조사결과를 인용해, 미국 연방·주 정부 산하 교도소 수감 인원이 지난해 2만5천명 가량 늘어나 올 초 231만9천여명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미국 성인(2억3천만명) 99.1명에 1명꼴로 감옥에 있다는 얘기다. 수감자 비율이 성인 인구의 1%를 돌파한 것은 미국 역사상 처음이다. 이는 중국(전체 수감자 수 150만명)이나 러시아(89만명)보다 훨씬 높은 비율이다. 미국이 세계 최대 ‘감옥 국가’라는 사실을 재확인시켜준 셈이다. (그래픽)
이번 조사는 성인 인구를 기준으로 실질적인 수감자 비율을 산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미 법무부는 그동안 전체 인구 대비 수감자 비율만 집계·발표해왔다. 수감자들의 인종적 편차가 두드러진다는 사실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백인 성인(18살 이상) 남성에선 수감자가 106명당 1명인 반면, 흑인은 15명당, 히스패닉(중남미계)은 36명당 1명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범죄율이 가장 높다는 20~34살 흑인 남성들은 9명에 1명꼴로 철창 신세를 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주별로는 텍사스주의 수감자가 17만2천명으로 가장 많았다.
퓨센터는 수감자 수가 크게 늘어난 데 대해 인구와 범죄 증가에 따른 것이라기보다는, ‘삼진아웃제’ 도입과 형량 강화 정책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1987년 이후 미국의 범죄 건수는 25%나 줄었지만, 수감자 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난 데서도 이런 점은 확인된다. 퓨센터의 수전 유란은 “범죄에 대응하는 쉬운 방법으로 사람들을 감옥으로 보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수감자 수의 증가에 따라 불어난 교정비용은 주 정부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주 정부들의 평균 교정비용은 연간 예산의 7%에 이른다. 수감자 1명에게 들어가는 예산은 평균 2만3800달러(2005년 기준)다. 미국 전체의 교정비용도 빠른 속도로 불어나, 지난해 490억달러를 넘어섰다. 20년 전(약 110억달러)의 4배가 넘는 것으로, 같은 기간 고등교육 관련 예산 증가폭의 6배다.
퓨센터는 수감자 수를 줄이기 위해 중범죄자가 아니면 사회봉사명령을 적극 활용하며 인신구속보다는 교화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법을 운용할 것을 제안했다. 퓨센터는 수감자가 넘쳐나는 바람에 이런 대책을 도입하게 된 텍사스와 캔자스의 사례를 들며 “우리는 범죄처벌에서도 좀더 현명해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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