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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라울 카스트로 누구인가? ‘50년 2인자’ 실용코드 전면에

등록 2008-02-25 21:39수정 2008-02-25 21:41

라울 카스트로가 2003년 12월23일 쿠바 의회에서 피델 카스트로(왼쪽) 당시 국가평의회 의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아바나/AFP 연합
라울 카스트로가 2003년 12월23일 쿠바 의회에서 피델 카스트로(왼쪽) 당시 국가평의회 의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아바나/AFP 연합
반세기 동안 형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그가 마침내 전면에 나섰다. 라울 카스트로(77). 쿠바의 국방장관으로 언제나 누런 군복 차림이던 그는 국가평의회 의장으로 선출된 24일 감색 정장에 회색 넥타이를 메고 군중 앞에 섰다.

형 피델의 뒤를 이어 권좌에 올랐지만 공산주의에 심취한 것도, 혁명동지 체 게바라를 만났던 것도 형보다 그가 먼저였다. 그는 형과 함께 ‘몬카다 병영 습격사건’에 가담하는 등 쿠바 혁명의 최전선에 서 있었다. 하지만 2006년 형이 장출혈 수술을 받아 일선에서 물러날 때까지 철저히 형의 뒤에 있었다. “불필요하게 공중 앞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까닭도 있었지만, 그 스스로 “조심스러운 행동을 통해 많은 사람들의 인정을 받을 것”을 자신했기 때문이다.

라울의 가장 큰 공은 무장혁명에 필수적인 군대의 지휘를 도맡은 점이다. 혁명 이후에도 라울은 국방장관을 맡아 50년 동안 군을 완전히 장악하고, 쿠바의 공산주의 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 그는 쿠바군을 앙골라와 에티오피아에서 소련군을 지원할 정도로 양성했다.

하지만 옛 소련 붕괴 이후에는 군대를 산업역군으로 전환시켜 경제개발에 앞장서도록 만드는 수완도 보였다. 엘리트들을 뽑아 유럽에서 경영을 배워오도록 하고, 국내휴양지 개발에 군을 동원하여 수입을 늘렸다. 이를 통해 국제사회로부터 비록 피델보다 카리스마는 부족하지만 실용적이고 추진력이 뛰어나다는 평판을 받았다.

하지만, 공산주의에 먼저 심취했던 그에게는 “형보다 더 과격하다”는 평가도 따라 다닌다. 쿠바에서 성장한 새뮤얼 파버 미국 블루클린 대학 교수는 “라울은 피델보다 정치적 탄압을 교묘하게 한다는 소문이 높았다”고 전했다.

라울은 1931년 6월3일 스페인 출신 이민자 아버지와 쿠바 출신 어머니 사이의 3형제 중 막내로 태어났다. 4명의 여자 형제도 있다. 그는 형 피델과 함께 쿠바 산티아고와 아바나에서 학교를 다녔다. 1959년 혁명이 성공한 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화학을 전공한 혁명동지 에스핀 기요이스와 결혼했다. 기요이스는 1960년, 여성동맹 위원장에 취임해 2007년 6월 사망할 때까지 권력 핵심부에서 활약했다. 그의 세 딸 가운데 둘째딸 마리엘라는 현재 쿠바 전국성교육센터의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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