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를 게을리하는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을 ‘파트타임 대통령’이라고 꼬집은 아르헨티나 잡지 <노티시아스>의 표지.
‘취임 두 달 사이에 휴가만 26일.’
대중적 인기를 바탕으로 손쉽게 당선된 아르헨티나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사진) 대통령이 취임 뒤 거의 일을 하지 않아 “파트타임 대통령”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11일 보도했다. 아르헨티나의 시사잡지 <노티시아스>는 최신호에서 10일로 취임 두달을 맞은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취임 뒤 34일만 일을 했고, 나머지 26일은 휴가를 보냈다”며 “세계에서 가장 일을 안하는 대통령 가운데 하나일 것”이라고 질타했다.
페르난데스는 그나마 일을 한 날에도 유명 연예인들을 만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스페인 출신 할리우드 영화배우 안토니오 반데라스 부부와 영국의 톱모델 나오미 캠벨 등을 만나는 데 쏟은 시간이 얼 웨인 아르헨티나 주재 미국대사나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을 만나 외교 현안을 논의한 시간보다 많다는 것이다. 에너지 위기와 인플레이션 조짐, 부채 60억달러의 상환 일정 재조정 등 국내외 현안이 쌓여 있는데도 대통령이 한가하게 연예인을 만나거나 휴가를 즐기고 있는 데 대한 반감이 확산되고 있다.
대통령이 휴가를 즐기는 사이 남편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이 ‘사실상의 대통령’구실을 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현 정부의 각료 대부분은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과 함께 일하다 유임된 인물들이다. 지난 대선 때 야당 후보로 출마했던 ‘거물’ 로베르토 라바그나 전 경제장관을 집권 정의당(페론당)에 재영입한 것도 키르치네르이며, 그 과정에서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아예 빠져 있었다고 한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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