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도 달래기 / 미군 군의관이 28일 이라크 팔루자에서 수니파 주민의 아들을 치료하고 있다. 1년 전 종파분쟁으로 이 지역에서 약 75가구가 마을을 떠났으며, 미군과 이라크군은 이들의 귀향을 추진하고 있다. 팔루자/AP 연합
군사작전 한계 봉착 주민 밀착형 재건 활동 주력
대선주자들도 대외이미지 개선 공약 앞다퉈 내놔
대선주자들도 대외이미지 개선 공약 앞다퉈 내놔
아프간 주둔 미군이 점령군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씻어내기 위해 ‘현지 밀착형’ 재건사업에 적극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아프간의 호스트 지역 주둔 미군들이 전통적인 전투활동보다는 기간시설 정비와 학교 건설 등 재건활동에 주력하고 있다고 29일 보도했다. 아프간 동부의 파키스탄 접경 지역인 호스트는 9·11 동시테러의 주범 모하메드 아타 등이 교육을 받았던 알카에다 훈련캠프 2곳이 있을 만큼 반미 기운이 거센 지역이다. 미군은 전기 시설망 정비와 도로 점검, 학교 건립 등에 지금까지 4200만달러를 사용했고, 앞으로 3~4년 동안 1억5천만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다. 미군은 이 사업들을 통해, 새로운 식민통치자가 아니라 ‘멘토’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이 사업의 60~70%가 아프간 주도로 이뤄지며, 미군은 보조·지원의 역할에 그친다는 것을 근거로 든다.
이런 전략 선회는 기존의 전투 중심 관리가 한계에 봉착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주민들의 생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고 믿음을 심어줘, 탈레반을 지역 주민들로부터 유리시키겠다는 것이다.
미군은 최근 아프간 동부지역에 이슬람학교인 ‘마드라사’ 2곳을 완공했다. 다른 곳에도 공사가 진행 중이다. 미군은 그동안 학교가 부족해 아프간 젊은이들이 파키스탄 쪽 극단주의 성향의 학교에 유입되던 것을 막는 효과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군 관계자는 이 학교들이 “아프간 사람들의 시각과 삶의 방식대로 운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각한 부정부패로 ‘무용지물’이 되다시피한 사법체계를 되살리는 것도 돕고 있다. 미군은 이밖에 코란 배포와 이슬람 사원 재정비를 위한 장비 지원에도 나서는 등 지역 주민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미국 내부에서는 아프간 전략의 전면 재검토 목소리도 높다. ‘대통령직 연구소’는 2001년부터 미군이 전쟁을 벌이고 있는 아프간이 실패한 국가로 전락하고 아프간 전쟁은 잊혀진 전쟁이 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이 연구소는 미 해병대 장군 출신 제임스 존스와 미국 유엔 대사 출신 토마스 피커링이 공동 집필한 보고서에서 “폭력의 재발과 약화된 국제사회의 의지, 많은 지역적 장애, 아프간 주민들의 미래에 대한 자신감 부족” 등을 그 이유로 들었다.
미국의 대선 후보들도 아프간과 이라크 전쟁의 실패로 추락하고 있는 미국의 대외 이미지 개선을 위한 아이디어를 앞다투어 내놓고 있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당선 다음날 각국 수도에 특사를 파견하겠다고 밝혔고,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적국을 포함한 전 세계 지도자들과 회담을 하겠다고 말했다.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관타나모수용소의 폐쇄를 공약했다.
이정애 박병수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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