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만에 노조가입률 증가
노동조건·사회보장 악화탓
노동조건·사회보장 악화탓
지난해 미국의 노동조합 신규 가입자 수가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미국 노동자 31만1천명이 노조에 가입해 전체 노조원 수가 1570만명으로 증가했다고 노동통계국의 자료를 인용해 26일 보도했다. 전체 노동자 중 노조원의 비율도 2006년보다 0.1%포인트 오른 12.1%로, 1983년(20.1%) 이후 처음으로 상승했다.
애초 노조의 핵심 거점인 자동차산업 등 제조업 분야의 노동자가 감소하면서 노조원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건설·보건 서비스 부문 노동자들의 노조 가입률이 크게 늘면서 예상을 뒤엎는 결과가 나왔다.
미국 최대 노조단체 전미산별노조총연맹(AFL-CIO)의 스튜어트 아커프 조직국장은 미시간과 뉴욕에서 각각 4만여명의 보육노동자들이 노조를 조직한 것이 증가세를 부추겼다며, “이 수치들이 실제적 성장세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맹은 노동시간의 증가와 임금 정체 속에서 기업들이 의료보험과 연금 등 각종 혜택을 연이어 축소하면서, 노조를 통해 목소리를 내길 원하는 노동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노동통계국 자료를 보면, 지난해 노조에 가입한 정규직 노동자의 주당 소득 중간액은 863달러로, 비노조원(663달러)보다 200달러 가량 많았다. 노조원 증가세가 두드러졌던 건설 부문의 경우, 2006년 노조원이 비노조원에 견줘 주당 359달러를 더 받았지만, 2007년에는 376달러로 그 폭이 더 커졌다. 이에 북미노동자국제연맹(LIUNA)의 테런스 오설리번 총회장은 성명을 통해 “노조에 가입하면 더 나은 임금과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노조 지도자들은 이번 결과가 수십년간 퇴조를 보이던 노동운동이 전환점을 만났다는 ‘신호탄’이라며 반겼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를 노조운동의 전환점으로 보기엔 이르다고 평가하고 있다. 경제학자 벤 지페러와 존 슈미트는 경제정책연구센터 기고문에서 “(노조원 수의) 증가 정도가 작을 뿐 아니라, 실제적 증가가 아닌 통계적 편차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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