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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베네수엘라 ‘통화 개혁’…남미최고 인플레 잡힐까

등록 2008-01-01 19:09

1천배 절상 새 통화 도입
베네수엘라 정부가 치솟는 물가로 인한 통화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현재 볼리바르 통화의 1천배 가치를 지닌 새 통화를 새해부터 도입했다. 우고 차베스 정부는 ‘강력한 볼리바르’로 이름붙은 새 통화가 일상 생활의 돈 계산을 간단하게 하는 것은 물론, 물가 안정과 경제체질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로드리고 카베사스 재무장관은 “볼리바르의 구매력 회복을 위한 조처”라고 강조했다.

베네수엘라의 인플레는 차베스 대통령이 원유 수출로 벌어들인 막대한 자금을 사회복지 사업에 쏟아부은 데서 비롯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차베스의 복지 강화가 서민들의 정부 지지를 높이고, 지난해 8.4%라는 고성장을 일궈내는 견인차 구실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베네수엘라는 그 부작용으로 지난해 거의 20%에 이르는 악성 인플레를 겪었다. 이는 중남미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새 통화를 “약한 볼리바르”라고 부르며, 정부 기대와 달리 기존 통화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 전문가는 새 통화가 일부 사람들에게는 안정감을 줄 수도 있겠지만 대체로 “화장을 고치는 정도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실제 정부는 새 통화의 공식 환율을 달러당 2.15에 고정해 놓았으나, 암시장에서는 이미 달러당 5.60 정도로 올라간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아직 구체적인 인플레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는 점도 새 통화의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박중언 기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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