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자유주의 경제 요소’ 도입 뜻
‘차기’ 라울 카스트로 “일부 생산수단 개인에게”
형 피델 카스트로 의장은 정계은퇴뜻 거듭 밝혀
형 피델 카스트로 의장은 정계은퇴뜻 거듭 밝혀
쿠바의 차기 지도자로 떠오르고 있는 라울 카스트로 국방장관이 자유주의 경제 요소의 일부 도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이날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은 정계은퇴 의사를 담은 두번째 편지를 발표하며, 동생 라울에게로의 권력 이양에 힘을 실어줬다.
라울 장관은 28일 내년 선거를 앞두고 마지막인 국가평의회 연설에서 “정부의 지나친 간섭과 규제가 경제를 어려움에 처하게 하고, 불법행위를 야기해왔다”며 “일부 생산수단은 이를 잘 경영할 수 있는 이들에게 맡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데페아>(DPA) 통신이 보도했다. 하지만 그는 “사회주의만이 그 모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체제”라고 말해, 이번 개혁이 기존의 사회주의 체제 맥락 안에서 이뤄질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라울 장관은 또 쿠바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 기초식량 가격의 안정을 꼽았다.
라울 장관의 이날 발언은 카스트로 의장이 의회에 보낸 편지를 통해 다시금 일선 후퇴 가능성을 밝힌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카스트로 의장은 이날 의회에서 리카르도 알바르콘 의장이 대신 읽은 편지에서 “젊었을 때는 권력에 대한 집착이 있었으나, 지금은 그 욕망을 극복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난해 7월 (동생 라울에게) 임시로 권력 이양을 했을 때 이를 족벌주의 행태나, 의회의 기능을 훼손하는 행위로 보는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며 라울 장관에게로의 권력 이양을 정당화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라울 장관은 지난해 7월 장출혈 수술을 받은 카스트로 의장을 대신해 임시로 권력을 이양받아 국정을 이끌어왔다. 앞서 카스트로 의장은 지난 17일 국영 텔레비전을 통해 “나의 본질적인 의무는 자리에 연연해 젊은 사람들의 앞길을 가로막는 게 아니다”라며 처음으로 일선 후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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