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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쿠바 카스트로 ‘퇴임 뜻’ 밝혀

등록 2007-12-18 19:57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국영TV에 “자리 연연안해” 편지
내년 3월 동생에 권력 이양 유력
피델 카스트로(81·사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권좌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카스트로는 17일 국영 텔레비전에 보낸 편지에서 “나의 본질적인 의무는 자리에 연연해 젊은 사람들의 앞길을 가로막는 게 아니라 내가 살아온 특별한 시대로부터 체득한 경험과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라고 적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카스트로가 퇴임 의사를 간접적으로나마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내년 3월 열리는 국가평의회가 새로운 의장을 선출하면, 카스트로의 퇴임은 공식화된다.

이런 편지 내용은 최근의 관측과 엇갈려, 그의 퇴임이 확정적인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 최근 그의 건강이 회복세로 접어든데다, 그가 지난 2일 내년 인민의회 선거에 입후보하면서 ‘정계 복귀설’이 고개를 들어왔다.

또 이번 편지에는 후계 구도에 대한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카스트로 1인 체제로 운영되는 쿠바에서 후계 문제는 매우 민감한 사안이라며, 친동생인 라울 카스트로(76) 국방장관조차 권력이양에 대해 쉽게 말을 꺼낼 수 없다고 전했다.

그렇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라울에게 권력이 순조롭게 이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쿠바 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카스트로는 정계에서 물러난 뒤 원로로서 국가 중대사 결정에 자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1959년 쿠바혁명을 이끈 카스트로는 현재 국가평의회 의장직과 함께 공산당 제1서기직을 유지하며 세계 최장기 집권 기록을 세우고 있다. 그는 지난해 7월 장출혈 수술 뒤 동생에게 임시로 권력을 넘겨줘 사망 임박설이 나돌기도 했다. 그는 지난 10월 생방송에 등장해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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