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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남미 좌파 국가들 개헌도 타격

등록 2007-12-03 21:11

볼리비아 반대시위 확산…에콰도르도 촉각
베네수엘라 개헌안의 부결로 볼리비아와 에콰도르 등 다른 남미 좌파 정부의 개헌에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볼리비아 집권당은 지난달 24일 밤 남부 수크레에서 제헌의회를 소집해 야당 의원들의 불참 속에 개헌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후 야권과 대학생들은 대통령 연임제한 폐지와 사회주의 개혁을 뼈대로 한 개헌안에 반대하는 시위에 돌입했다. 9개 주 가운데 산타크루스 등 야권이 장악한 6개 주에서는 총파업을 벌어졌고, 수크레에서 일어난 시위로 적어도 3명이 사망하는 등 시위는 확산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시민저항운동’까지 벌어질 조짐을 보인다. 개헌 반대 시위의 강도가 베네수엘라보다 더 격렬하다는 점에서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의 개헌 추진은 한층 힘들 전망이다.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도 개헌을 통한 집권 연장을 시도하고 있다. 연립여당 중심의 제헌의회는 지난달 30일 야권이 지배하는 단원제 국회를 해산하고, 새 헌법이 제정되기 전까지 의회 기능을 대행하기로 의결했다. 제헌의회는 앞으로 6개월 안에 새 헌법 초안을 제정한 뒤 내년에 국민투표에 부칠 예정이다. 개헌안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코레아 대통령이 차베스, 모랄레스 대통령의 전철을 밟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개헌에 가장 강력한 의지를 보였던 차베스 대통령이 결국 좌절을 맛봄에 따라 이들 나라가 개헌 작업을 계속할지 주목된다.

콜롬비아 국립대학의 알레호 바르가스 교수(정치학)는 2일 브라질 언론 인터뷰에서 “이들 나라가 추진하는 개헌안은 대통령에 대한 권력집중말고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진정한 변화를 가져오기는 힘들 것”이라며 “아마 세 나라 국민들도 이런 기대를 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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