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각 중재 나서…5시간 만에 인명피해 없이 상황 해결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선거캠프 사무실에 무장괴한이 침입해 인질극을 벌이는 사건이 30일 발생했다.
하지만 사건 5시간 만에 인명 피해 없이 괴한이 경찰에 체포되는 등 인질사태는 무사히 종결됐다. 클린턴 의원은 이날 차분하고 신속하게 인질 사태를 처리하고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는 등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줘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았다고 <에이피>(AP) 통신은 1일 보도했다.
인질극이 발생한 것은 이날 오후 1시께. 정신병을 앓고 있는 리랜드 아이젠버그는 이날 뉴햄프셔주 로체스터의 힐러리 클린턴 의원 선거캠프 사무실에 들어와 자원봉사자 등 5명을 인질로 붙잡고, 힐러리와의 면담을 요구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미국 의료보험 체계의 문제점에 대해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시 민주당전국위원회(DNC) 참석차 워싱턴에서 머물고 있던 힐러리는 소식을 듣자마자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중재에 나섰다. 그는 존 린치 뉴햄프셔 주지사를 비롯해 시·카운티·주 사법 당국 관계자들과 차례로 통화하며 상황을 점검하는 등 위기에 대처했다. 그 사이 인질들은 하나 둘씩 풀려났다. <에이피> 통신은 인질극이 끝난 뒤, 워싱턴 자택에서 걸어나오는 힐러리의 모습은 위기에 차분히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고 평가했다.
힐러리는 또 “단지 내 선거 캠프의 직원들이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이 아니라 어머니의 한 사람으로서 당혹감과 분노, 좌절감을 동시에 느낀다”며 큰 우려를 나타내는 등 인간적인 면모도 보여줬다. 그는 이후 뉴햄프셔로 달려와 인질극에서 풀려난 자원봉사자와 직원, 가족들과 포옹하고, 사태를 평화롭게 해결하는 데 힘쓴 경찰당국에도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에이피> 통신은 이를 통해 힐러리가 직업을 위해 가정을 내팽겨쳤다는 그간의 냉혹한 이미지를 씻어버리는 계기도 됐다고 전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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