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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기부하는 ‘부자’들의 네트워크가 움직인다

등록 2007-11-19 20:15

세계 10대 거액 기부자
세계 10대 거액 기부자
‘세계자선가서클’ 휼렛·록펠러 등 68개 ‘가문’ 참여
기부 우선순위 결정에 지구촌 현안 공동 대응까지
세계적 규모의 기부 활동에는 거액 기부자들의 네트워크가 적잖은 기여를 하고 있다고 <비즈니스위크> 최신호가 보도했다. 이런 네트워크는 기부 문화를 확산시키는 것은 물론, 기부 우선순위를 효율적으로 정해 지구촌의 시급한 현안에 공동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네트워크가 ‘세계자선가서클’(GPC)이다. 이 모임에는 휼렛패커드(HP)의 창업주인 휼렛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전 구단주 집안인 군드가, 테드 스탠리 부부 등 미국의 부호들을 비롯해, 필리핀의 재벌 로페즈가와 브라질의 인터넷 백만장자 마르코스 데 모라에스, 모로코 금융부호 벤젤로온가 등 세계 22개국의 가장 부유한 68개 가문이 회원으로 참가하고 있다.

모임을 통해 회원들은 서로 활동에 도움을 주고 받는다. 예를 들면, 이 모임에서 옆 자리에 앉아 대화를 나눈 것을 계기로, 남아공의 대표적 기업가 토쿄 섹스웨일은 콜롬비아 분쟁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 자선가 마리아 유제니아 가르세스가 개최한 심포지엄에 노벨상 수상자 데스몬드 투투 주교가 참석하도록 도움을 준 일이 있다. 이를 계기로 콜롬비아 의회는 자선단체 등이 분쟁 당사자들을 중재할 수 있도록 법을 바꾸게 됐다.

세계자선가서클은 록펠러가의 후손 페기 듈라니가 2001년 설립했다. 듈라니는 거금을 내는 기부자들이 함께 모여 자선 아이디어와 전략을 주고 받고, 복잡한 현안을 논의한다면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모임을 만들었다. 록펠러라는 이름 대신 어머니의 결혼 전 성 듈라니를 사용하는 것에서도 보여지듯, 그도 처음엔 ‘잘난’ 이름을 내세우길 꺼려 했다. 하지만 아버지 데이빗 록펠러와 존슨앤존스의 회장이 함께 한 식사 자리가 국제 현안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을 보고, 그는 네트워크의 긍정적 힘에 눈을 뜨게 됐다. 당시 그 자리에 남아공의 인종차별주의 반대운동 지도자 조니 마카티니가 초대돼 함께 대화를 나눈 뒤, 존슨앤존스가 남아공에서 투자 철회를 가속화한 것이다.

이 모임에는 내로라하는 유명 인사들이 참가하는 만큼, 연간 회비가 2만5천달러에 이를 정도로 비싸다. 이 모임이 세금공제를 받는 명사들의 ‘사교모임’이 아니냐는 비아냥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세계자선가서클의 베스 코헨 이사는 “세계의 부호들과 권력가들을 서로 소개하는 일이 자선 활동을 더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들이 대의를 위해 큰 돈을 쓸 수 있다면 연간 회비쯤은 큰 돈도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지난해 전세계 부호들의 기부액은 2850만달러(약 261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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