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인 로버트 지칸스키가 캐나다 밴쿠버 공항에서 전기충격기에 맞아 땅바닥에 쓰러지는 장면을 <캐나디안프레스>가 14일 공개했다. 밴쿠버/AP 연합
캐나다 경찰, 이민자에 전기충격기 공격
비디오 인터넷 공개 ‘접속 폭발’
비디오 인터넷 공개 ‘접속 폭발’
폴란드 이민자가 캐나다 공항에서 경찰의 전기충격기(테이저)에 맞아 사망하는 모습을 담은 비디오가 공개돼, 전 세계가 경악과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지난달 14일 폴란드 이민자 로버트 지칸스키는 어머니와 살기 위해 캐나다 밴쿠버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심사를 받기 위해 10시간이나 넘게 대기하자 화가 난 그는, 간이 의자와 컴퓨터를 던지며 항의했다. 경찰이 출동해 체포하려 했지만, 영어를 못하는 지칸스키는 계속 폴란드 말로 항의했다. 마침내 경찰은 전기충격기를 꺼내 들었고, 지칸스키는 그제서야 지시에 따르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하지만 경찰은 전기충격기를 쏘았고, 그는 고통을 호소하며 땅바닥에 쓰러졌다. 전기충격기에는 5만 볼트의 전기가 흐른 것으로 알려졌다.
밴쿠버 공항서 경찰 과잉 대응으로 폴란드 이민자 사망
폴 프리차드란 여행객이 지칸스키의 사망 장면을 담은 비디오를 인터넷에 공개하자, 전 세계적으로 비판이 제기됐다. <비비시>(BBC) 방송 홈페이지에 공개된 이 비디오는 16일 접속 순위 1위에 오를 만큼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캐나다 일간 <밴쿠버선>은 전 세계인들이 <시엔엔>(CNN)과 <비비시>(BBC) 등 세계 유력 방송과 유튜브 등을 통해 지칸스키의 비극적 최후를 지켜보았다며, 밴쿠버 경찰의 무자비한 행위는 1992년 로스앤젤레스 폭동을 야기했던 ‘로드니 킹’ 사건을 연상케 한다고 비판했다.
사망 34일 만인 17일 지칸스키의 장례식이 그의 어머니 거주지인 브리티시콜롬비아주 캠루프에서 거행됐다. 장례식에는 600여명의 조문객이 찾아왔으며, 밴쿠버공항에서도 300명의 시민이 음악회와 촛불기도회를 가졌다. 장례식에서 마치에 크리치 폴란드 밴쿠버 총영사는 “캐나다 정부가 이 비극적 사건을 철저하고 투명한 방식으로 조사해 그 결과를 알려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윌리엄 엘리어트 캐나다 연방경찰청장은 이날, 경찰의 전기충격기 사용 정책을 재고할 방침이며, 이번 사건에 연루된 4명의 공항 경찰관 근무를 재배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경찰 당국은 조사가 진행중이라 관련 경찰관들에 대한 처벌 여부에 대해선 언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사망 34일 만인 17일 지칸스키의 장례식이 그의 어머니 거주지인 브리티시콜롬비아주 캠루프에서 거행됐다. 장례식에는 600여명의 조문객이 찾아왔으며, 밴쿠버공항에서도 300명의 시민이 음악회와 촛불기도회를 가졌다. 장례식에서 마치에 크리치 폴란드 밴쿠버 총영사는 “캐나다 정부가 이 비극적 사건을 철저하고 투명한 방식으로 조사해 그 결과를 알려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윌리엄 엘리어트 캐나다 연방경찰청장은 이날, 경찰의 전기충격기 사용 정책을 재고할 방침이며, 이번 사건에 연루된 4명의 공항 경찰관 근무를 재배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경찰 당국은 조사가 진행중이라 관련 경찰관들에 대한 처벌 여부에 대해선 언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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