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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노숙자’로 떠도는 미 퇴역군인들

등록 2007-11-08 20:07

전쟁체험 정신적 외상
홈리스 4명 중 1명꼴
이라크 전쟁에 참전했던 제이슨 켈리(23)는 퇴역한 뒤, 일자리를 찾아 로스앤젤레스로 왔다. 하지만 그는 “배운 것이라곤 세상살이에 아무런 쓸모도 없는 보병술 뿐”이어서, 일자리를 쉽사리 구하지 못했다. 일자리가 없으니, 살 집도 구할 수 없었다. 1주일에 300달러짜리 싸구려 모텔에 머물며 버텼지만, 퇴역하면서 받은 돈도 어느새 바닥이 났다. 그는 하는 수 없이 퇴역군인직업훈련소의 보호시설로 들어가야 했다. 그곳에서 그는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PTSD)이 보인다는 진단을 받았다.

미국 노숙자 4명 가운데 1명이 켈리와 같은 퇴역군인이라고 <에이피>(AP) 통신이 7일 보도했다. 비영리기구 노숙문제해결연합이 미 보훈처와 2005년 센서스 자료를 바탕으로 추산한 결과, 미국의 전체 노숙자 74만4313명 가운데 19만4254명이 퇴역군인으로 드러났다. 퇴역군인은 미국 전체 성인 남성 인구의 11%에 불과하다.

특히 퇴역군인의 노숙 문제는 중·노년층뿐 아니라,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여했던 젊은층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라크·아프간전에서 퇴역해 현재 노숙생활을 하고 있는 이들은 1500명에 이른다. 그 가운데 400여명은 현재 미 병무청의 노숙자 재활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파병이 계속되면 노숙자가 될 ‘신참’ 퇴역군인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한다.

이들의 정신적 장애는 정상적 생활을 더욱 어렵게 한다. 펜실베이니아주 랭캐스터 카운티 병무청 다니엘 투스 지청장은 “전쟁으로 인해 정신적 피해를 입은 사람의 숫자가 엄청나다”며 “이로 인해 큰 문제를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병무청 통계를 보면, 이라크·아프간전 퇴역군인으로 병무청의 노숙자 재활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는 이들 가운데 45%가 정신질환 진단을 받았다. 4분의 3이 약물중독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젊은 퇴역군인들에게 주거 서비스 등을 제공해, 기회가 있을 때 노숙 문제를 방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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