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울 바두엘 전 국방장관
바두엘 전 국방장관 밝혀
“차베스 대통령이 제안한 개헌안은 국민들을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양처럼 만들 것이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최측근 가운데 한사람인 라울 바두엘 전 국방장관(사진)이 차베스 대통령이 추진하는 개헌에 반기를 들었다고 현지 신문 <엘우니베르살>이 6일 보도했다. 바두엘 전 장관은 5일 수도 카라카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베스 대통령의 개헌안은 대통령 권한 확대에 대한 견제를 제거하는 사실상의 ‘쿠데타’”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대통령의 연임제한 철폐와 정부의 중앙은행 통제 허용 등을 담은 개헌안이 국민의 기본권을 빼앗고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훼손하는 만큼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며, 국민들에게 개헌안에 대한 국민투표 거부를 촉구했다. 또 그는 6일 반차베스 성향의 민영방송 <글로보비전> 인터뷰에서 “전국을 돌며 나의 견해를 설명해야 할 도덕적 책임을 느낀다”며 “국제적인 캠페인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두엘 전 장관은 1983년 차베스 대통령과 함께 ‘볼리바리아노 혁명운동’을 주도했다. 또 2002년 4월 차베스 대통령이 일시적으로 쫓겨났을 때는 그를 권좌에 복귀시키는 데 앞장서는 등 차베스의 최측근으로 분류돼왔다. 이후 군참모총장(2004~2006년)을 거쳐 2006년 6월부터 올 7월까지 국방장관을 역임했다.
이에 대해 차베스 대통령은 “또 한명의 배신자가 나왔다”며 “바두엘이 우익 진영을 대신해 활동하고 있으며 미국 제국주의가 꾸미고 있는 계략에 관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차베스 대통령이 추진하는 헌법 개정안은 지난달 24일 의회를 통과해 다음달 2일 국민투표에 부쳐질 예정이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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