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북쪽 화재 원인으로 드러나
10대 소년의 불장난이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일어난 대규모 산불의 한 원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로스앤젤레스 북부에서 발생한 ‘버크위드 산불’의 원인을 조사 중인 보안관은 최근 이름을 밝힐 수 없는 13살 미만의 한 소년이 “성냥을 갖고 놀다가 실수로 화재를 일으킨 점을 시인했다”는 성명을 냈다. 소년은 조사를 받고 풀려나 지금은 부모가 보호하고 있다. 보안관 쪽은 그를 검찰에 넘길 계획이며, 소년의 부모에게 산불로 인한 경제적 피해 보상을 요구할지를 고심 중이라고 <에이피>(AP) 통신이 31일 전했다. 이 지역의 산불은 적어도 약 154㎢의 임야와 주택 21채를 불태웠으며, 1만5천명의 주민이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어린이의 불장난’에 대한 처벌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던캘리포니아대학의 제프 빅터로프 교수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유소년층 남자 아이들 60%가 몰래 불장난을 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며 “불장난은 지극히 정상적인 성장과정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한편, 캘리포니아 대규모 산불은 로스앤젤레스에서 멕시코 국경지역까지 약 2070㎢의 임야와 주택 2100여채를 태운 것으로 집계됐다. 15곳의 주요 산불은 대부분 진압됐으나, 주말에 계절성 국지풍인 ‘샌타애나’가 불어올 것으로 예상돼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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