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훈련 3천여명 투입
차를 훔치고, 마약을 팔았던 범죄자들이 캘리포니아 산불의 진화 작업에 큰 공을 세웠다.
캘리포니아 남부에서 일어난 산불 진화에 참여한 1만4천여명의 소방수 가운데 4분의 1 정도가 수감자라고 〈에이피〉(AP)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캘리포니아 교정국은 형기가 4~36개월 남은 수감자 가운데 폭력 전과가 없고, 적합한 신체조건을 갖춘 남녀 4400명을 대상으로 화재 안전과 진압 등 4주짜리 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교정국은 이들 중 3091명을 지난 26일 레이크 애로헤드에서 샌디에고에 이르는 지역의 산불 진화에 투입했다.
진화 작업에 참여한 수감자들은 시간당 1달러의 임금을 받고, 진화 작업 하루당 이틀의 형기를 감면받게 된다. 교정국은 이 프로그램으로 연간 8천만달러(약 7256억원)의 주정부 세금을 절감하는 한편, 수감자들에게 사회복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 재해에 수감자들을 활용하는 방안은 1940년대부터 실시돼 온 것이다.
지난 20일 말리부 지역에서 시작된 산불은 현재까지 캘리포니아주 남부 7개 카운티에서 20억8956㎡의 면적을 태운 것으로 집계됐다. 26일께 강력했던 바람이 사라지고, 27일 일부 지역에 비까지 내리면서 진화 작업에 가속도가 붙어 평균 75%의 진화율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대피했던 주민 대부분이 귀가하고 통제됐던 도로가 뚫렸으며, 임시 휴교했던 학교들도 29일부터 정상수업을 재개할 예정이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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