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미국·중남미

미 캘리포니아 산불 나흘째…
‘고온건조·계절풍·막개발’이 참사 불러

등록 2007-10-24 19:48수정 2007-10-24 19:51

미국 캘리포니아주 러닝 스프링스 외곽 지역에서 23일 산을 타고 불길이 번지자, 소방헬기가 집이 타는 것을 막기 위해 물을 쏟아 붓고 있다. 러닝 스프링스/AP 연합
미국 캘리포니아주 러닝 스프링스 외곽 지역에서 23일 산을 타고 불길이 번지자, 소방헬기가 집이 타는 것을 막기 위해 물을 쏟아 붓고 있다. 러닝 스프링스/AP 연합
50만명 대피·6명 사망
“자연 산불 막은게 화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이 수그러들 기세를 보이지 않고 번지고 있다. 나흘째 이어진 화재에 사망자가 6명으로 늘어나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지만, 고온건조한 캘리포니아의 기후 특성에 강한 계절풍까지 겹쳐, 진화 작업은 큰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인근 말리부 지역에서 지난 20일 시작된 산불이 북쪽의 샌타바버라부터 남쪽의 멕시코 접경 지역까지 7개 카운티 내 20여곳으로 번지고 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23일 보도했다.

캘리포니아 소방당국은 이 산불로 캘리포니아 역사상 최대 규모인 50만명이 대피하고 6명이 사망한 것으로 공식집계했으며, 주택과 상가, 별장 등 1300채 이상이 전소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번 산불로 6만8천 가구가 화염에 휩싸일 위험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주정부는 이번 산불이 23명의 목숨을 앗아간 지난 2003년의 기록을 능가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화재의 원인을 고온 건조한 날씨와 강풍에서 찾고 있다.

지난해 로스앤젤레스의 강수량은 127㎜가 채 되지 않았다. 이는 사막 지역인 데스밸리와 같은 수준이다. 올해 캘리포니아주는 예년 평균 강수량의 20% 수준밖에 비가 오지 않는 등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다. 이런 건조한 날씨가 불 붙기 쉬운 조건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또 이번 산불에는 예년보다 더 강하게, 더 자주 불고 있는 계절풍도 한 몫을 하고 있다. 가을철 이 지역에는 동쪽의 시에라네바다 사막에서 고온건조한 ‘샌타애나 계절풍’이 불어온다. 일반적으로 이 바람은 시속 35~45마일(56㎞~72㎞)정도인데, 올해는 시속 80~111마일(128㎞~178㎞)의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때문에 캘리포니아 지역은 최근 기온이 예년값보다 섭씨 10도 정도 상승하고, 습도는 10% 이하로 낮아졌다.

이번 산불을 인간의 개발이 부른 화로 보는 시각도 있다. 고온건조한 기후 조건과 높은 산이 즐비한 지형 조건이 맞물린 이 지역에서는 주기적으로 자연발생적인 산불이 일어나는데, 주택을 짓는 등 산림지역을 개발하면서 이를 억제한 게 더 큰 화재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미 항공우주국 제트추진연구소의 기후학자 빌 패처는 영국 신문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50년 동안 지나친 개발과 화재를 억제한 것이 사태를 부채질했다”며 “이번 산불은 인간과 자연의 대결인 셈”이라고 주장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취임 직후, 모든 해외 지원·원조 중단했다 1.

트럼프 취임 직후, 모든 해외 지원·원조 중단했다

로제, 영국 음악 차트 4주째 2위…레이디 가가와 ‘깜짝 만남’ 2.

로제, 영국 음악 차트 4주째 2위…레이디 가가와 ‘깜짝 만남’

“트럼프 ‘핵보유국’ 발언, 북에 ‘은밀한 양보’…곧 접촉 가능성” 3.

“트럼프 ‘핵보유국’ 발언, 북에 ‘은밀한 양보’…곧 접촉 가능성”

푸틴 “트럼프와 우크라 종전협상 준비…그는 신뢰할 만” 4.

푸틴 “트럼프와 우크라 종전협상 준비…그는 신뢰할 만”

트럼프, 그린란드 놓고 덴마크 총리 거칠게 몰아붙여 5.

트럼프, 그린란드 놓고 덴마크 총리 거칠게 몰아붙여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