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시 부시 대통령의 최 측근 칼 로브 정치 고문 (연합)
리크게이트 등 추문 연루 사퇴 압력 시달려
조지 부시 대통령의 텍사스주 주지사 선거 때부터 14년 동안 호흡을 맞춰온 최측근 칼 로브(56·사진) 정치고문이 13일 돌연 사의를 밝혔다.
로브는 이날 백악관에서 부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어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이달 말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그에게 감사를 표하고, “나에게 로브는 헌신적인 친구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로브의 사의 표명으로 워싱턴 정가는 술렁이고 있다. 지난 1월 조슈아 볼턴 백악관 비서실장은 “5월1일 재임 중인 고위 각료들은 모두 부시 대통령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로브가 주변 지인들과 사임을 의논한 지는 1년이 넘었으며, 1년 전에는 처음으로 부시 대통령에게도 사직 의사를 전달하고 그동안 ‘적절한 시기’를 저울질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31일 사퇴 뒤 고향인 텍사스로 돌아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로브는 그동안 백악관을 둘러싼 여러 추문에 연루돼 사임 압력을 받아왔다. 로브는 백악관이라크그룹이라는 비공식 조직을 통해 이라크 침공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정보국 비밀요원 신분 누출 사건인 ‘리크게이트’에 개입한 의혹도 받았다. 또 그가 지난해 공화당 정권에 비판적인 연방검사들의 무더기 해임과 관련됐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그는 부시 대통령의 두 차례 대선 성공의 일등 공신으로 ‘부시의 두뇌’ ‘설계자’ 등의 별명을 얻기도 했다. 지지율 30%대의 ‘레임덕’ 부시 대통령에 대해 그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지지율은 다시 올라갈 것”이라고 말해 변함없는 ‘충성’을 보였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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