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정적을 지지하는 딸?
‘공화’ 대선주자 줄리아니의 딸, ‘민주’ 오바마 지지클럽 가입
미국 공화당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루돌프 줄리아니(63) 전 뉴욕시장의 딸(17)이 민주당 대선주자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을 지지해온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일고 있다.
<워싱턴포스트>가 소유한 온라인잡지 <슬레이트>는 올해 뉴욕 맨해튼의 사립고교 트리니티 스쿨을 졸업하고 내년에 유권자가 되는 캐럴라인 줄리아니가 온라인 네트워킹 사이트 ‘페이스북’의 오바마 의원 지지자 클럽에 가입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6일 보도했다. 그는 6일 오전까지 ‘버락 오바마(오바마를 지지하는 1백만명)’에 가입해 있었으며, <슬레이트>가 전자우편으로 질문을 보내자 이 클럽에서 탈퇴했다.
캐럴라인은 줄리아니와 두번째 부인 다나 하노버(57) 사이에 태어난 딸이다. 오빠인 앤드루(21)와 함께 줄리아니와는 사이가 좋지 않은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줄리아니는 세번째 부인인 주디스 네이슨(53)과 2003년 결혼한 뒤 딸 캐럴라인의 고등학교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으며, 지난 5월 졸업식에는 참석했으나 딸과 한마디도 말을 나누지 않고 식장을 떠났다는 신문 보도도 있었다. 3월 앤드루도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아버지의 부인과 관계가 좋지 않다”며 “아버지의 결혼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캐럴라인쪽 대변인 조애니 대니얼리즈는 “대통령 선거일정이 시작되기 전에 캐럴라인이 특정 주장에 흥미가 있어 가입했던 것일 뿐”이라며 “대선 지지 의사를 보인 것은 아니어서 탈퇴했다”고 말했다. 아이오와에서 선거운동 중인 줄리아니는 “나는 딸을 아주 사랑하고 존중하며 자랑스럽게 여긴다”며 “사생활을 최대한 존중하기 위해 정치적 성향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에이피>(AP)통신이 보도했다.
9월 하버드대학에 입학할 예정인 캐럴라인은 페이스북의 자기 소개에서 자신의 정치적 성향이 ‘리버럴’하다고 밝혔다. <슬레이트>는 캐럴라인이 아직 전자우편 질문에는 답을 보내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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