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미시시피강 다리의 붕괴 전(왼쪽)과 붕괴 뒤 위성사진이 공개됐다. 붕괴 전 사진은 2001년에, 붕괴 후 사진은 2일 촬영됐다. 지오아이 위성사진/AP 연합
정부 “부식 심각”…보수 소홀
지난 1일 붕괴된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다리는 구조적 결함이 20여년 전부터 꾸준히 지적됐으나 제대로 보수·관리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 연방정부는 1990년 이번에 사고가 난 I-35W 8차선 도로의 미시시피강 다리에서 지지 부위의 심각한 부식을 지적하며 “구조적 결함 있음” 등급을 내렸다. 이 등급은 다리의 일부 부분이 보수·교체돼야 한다는 의미다. 비슷한 시기에 이 다리 연결부 주위에서 철강이 녹슬고 금이 가는 현상도 발생해 보수했으나, 2005년에 또다시 같은 등급의 판정을 받았다. 100점 만점인 구조적 안정성 분야에서 이 다리는 50점을 받았다.
미네소타주 교통국은 9개월 전부터 이 다리에 노면 보수 작업을 진행해 왔지만, 구조와 관련한 보수작업은 실시하지 않았다. 팀 폴런티 주지사는 “궁극적으로 이 다리는 교체될 것이라고 예상해 왔다”며 “우리(주정부)가 가진 정보에 비추어, 시간이 아직 좀 더 있었다”고 말했다.
2006년 연방고속도로관리국(FHA)의 통계는 미 전역의 60여만개 다리 가운데 12%인 7만3천여개의 다리가 “구조적 결함 있음” 등급에 해당된다고 지적한다. 이 다리들을 모두 보수하기 위해서는 꼬박 한 세대에 걸친 기간동안 적어도 1880억달러(약 173조원)가 필요하다는 통계가 나온다. 20년 이상 매년 94억달러를 써야 한다는 의미다.
미 의회의 지도층에서는 보수해야 할 다리는 너무 많은 반면, 예산은 너무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에이피〉(AP)통신은 대형트럭 통행 불가 구간이나 무게 제한 구간 등은 전형적인 ‘구조적 결함’ 구간으로, 보수·재건축·교체 등 조처를 취하지 않는 한 즉각 폐쇄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미국 미니애폴리스 미시시피강 다리 붕괴 현장에서 2일 잠수부들이 강물에 빠진 희생자들을 찾고 있다. 미니애폴리스/AP 연합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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