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장거리미사일 겨냥 요격시험 무산
의회 MD예산 대폭삭감 겹쳐
의회 MD예산 대폭삭감 겹쳐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을 겨냥한 미국의 두 번째 요격 시험이 무산돼 미사일방어(엠디) 체제 구축에 타격이 예상된다.
미국은 25일 오전 7시15분 요격시험에 나섰으나 목표 미사일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바람에 실패로 돌아갔다.
이번 시험에서는 알래스카 코디액섬에서 발사된 구형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발사된 요격미사일이 격추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목표 미사일의 모조 탄두가 정해진 고도에 오르지 못한 채 태평양으로 떨어져 요격미사일 발사 예정 8~10분 전에 시험을 연기했다고 미 미사일방어국은 밝혔다.
헨리 오버링 미사일방어국장은 “구형 미사일을 목표물로 하기 때문에 실패할 위험은 상존해 있다”고 말했다. 목표 미사일이 추락한 정확한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은 올 여름 다시 요격 시험에 나설 예정이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실패가 “북한이나 이란을 겨냥한 미사일방어 체제 구축에 타격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 의회는 조지 부시 행정부의 엠디 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26일 보도했다. 상원 군사위는 지난 24일 ‘불량국가’들의 유럽과 미 본토 공격에 대비해 부시 행정부가 제출한 엠디 구축 예산 가운데 8500만달러를 삭감했다. 하원도 지난주 1억6천만달러를 삭감해 부시 행정부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칼 레빈 상원 군사위원장(민주)은 폴란드와 체코에 엠디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협상이 초기단계인데도 부시 행정부가 엄청난 액수의 예산을 요청했다고 비판했다. 미국의 저명한 정책분석그룹인 ‘무기통제협회(ACA)’의 웨이드 뵈스 연구원은 “러시아가 미국의 엠디 구축에 반발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부시 행정부는 무엇보다 러시아와 더 큰 갈등을 겪지 않으려면 관련법에 저촉되지 않게 행동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지난 21일 낸시 펠로시 의장을 비롯한 하원 지도부에 서한을 보내 이란이 오는 2015년 유럽과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기 전에 빨리 방어망이 구축돼야 하며, 늦어도 내년에는 이 작업이 시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중언 기자, 연합뉴스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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