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좌파성향 ‘제2의 차베스’
기반·경험 없어 앞날 가시밭길
기반·경험 없어 앞날 가시밭길
‘포퓰리스트 좌파 경제학자.’
26일 치러진 에콰도르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이 확실한 라파엘 코레아(43) 후보에 대한 주요 외신의 평가다. 그가 △저가 주택 10만호 건설 △월 36달러로 빈곤 지원금 두 배 인상 △부패 척결 △시민혁명 △대통령 월급 절반 삭감 등을 공약으로 내건 탓이 크다.
이런 공약은 ‘바나나 재벌’ 알바로 노보아 후보처럼 컴퓨터와 의약품, 현금을 나눠주지 못했지만 표를 끌어모았다. 그는 46%가 개표된 상황에서 68.5%의 득표를 해, 노보아(31.5%) 후보를 누르고 임기 4년의 대통령에 오를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스스로 ‘실패한 자유시장경제 정책에 대안을 제시하는 새로운 중남미 좌파의 대표’라고 말한다. <에이피>(AP) 통신은 “남미의 좌파 물결이 더 거세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제2의 차베스’라고도 불린다. 2001년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지만, 반미 성향을 숨기지 않는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을 “바보”라고 불렀다. 미군기지의 사용연장 거부 및 외채의 일부 상환거부도 공약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의 친분도 미국을 걱정스럽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내년 1월15일 취임 뒤 앞날은 온통 가시밭길이다. 그는 최근 10년 동안 9번째 대통령이다. 그 가운데 3명은 쫓겨났다. 외국 석유자본과의 재협상 주장도 실현될지 미지수다. 교수 출신으로, 딱 106일간 재무장관을 지낸 정치경험도 시험대에 오른다. 인구 1340만명 가운데, 3분의 2가 빈곤에 허덕이는 국민은 언제 등을 돌릴지 모른다. 특히 그는 10월 총선에서 국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활용하려고 어떤 의원 후보도 밀어주지 않아 의회 기반이 없다. 의회 해산 및 제헌의회 구성 계획은 반발을 살 것이 뻔하다. 에콰도르 일간 <엘 코메르시오>는 사설에서 “기존 제도 질서를 바꾸지 않으면서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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