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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 정부 “북한산 슈퍼노트 2200만달러 유통돼”

등록 2006-11-02 19:14

북한산 슈퍼노트(초정밀 위조 달러)가 처음 발견된 것은 1989년이다. 위폐수사를 담당하는 미국 비밀수사국(SI)이 PN-14342로 이름을 붙인 이 위폐는 요철인쇄, 무늬, 적홍 섬유 등 위조방지 장치 등이 매우 정교하게 재연됐다. 전문가도 정밀한 감식을 해야만 할 정도였다.

미 수사당국은 처음에는 이 슈퍼노트를 레바논이나 이란이 만든 것으로 봤다. 이란의 이슬람혁명으로 타도된 팔레비 국왕 시절에 미국에서 수입한 화폐제조 설비가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이제 미 당국은 북한을 슈퍼노트의 제조처로 확신하고 있다.

지난해 9월9일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를 보면, 미 비밀수사국은 94년 이후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를 감시해왔다. 북한의 슈퍼노트 관련 여부와 이 은행을 통한 돈세탁 혐의가 감지됐기 때문이다. 당시 마카오 경찰은 방코델타아시아와 거래하던 북한의 조광무역 직원들을 다량의 위조달러를 유통시키려는 혐의로 체포했다. 이 위폐의 일부는 이 은행에서 흘러나온 것으로 추적됐다.

유럽에서도 북한의 슈퍼노트 유포 혐의가 포착됐다. 미 법무부는 2005년 10월8일 북아일랜드 분리독립을 추구하던 아일랜드공화군(IRA)의 간부인 숀 갈랜드를 북한이 연관된 위폐 유통과 관련해 기소하고, 아일랜드에 머물던 그를 인도해 줄 것을 요구했다. 갈랜드가 전직 옛 소련 보안위원회(KGB) 요원들과 함께 모스크바주재 북한대사관에서 슈퍼노트를 건네받아 더블린이나 버밍엄에서 영국 파운드나 달러로 바꿔왔다는 것이다.

미국은 2004년부터 ‘스모킹 드래곤 작전’ ‘로열 참 작전’ 등 위폐 관련 함정수사를 통해 북한을 압박하며, 최소한 87명을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6일 발표된 비밀수사국, 재무부, 연준의 ‘해외 미 달러의 위조와 유통’이라는 공동보고서를 보면, 비밀수사국은 2005년 3월 인터폴을 통해 북한이 “미국 화폐를 위조하는 인쇄시설의 획득과 구입을 계속 추구하고 있다”고 관련국에 경고했다. 비밀수사국 등의 공동보고서는 “매우 정교한 위폐가 북한과 연관돼, 제조되고 유통된다고 결론지었다”며 “89년 이후 약 2200만달러의 슈퍼가 유통됐다”고 밝혔다.

북한은 위폐 혐의에 대해 처음에는 완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3월 “미국이 지목하는 장소 등을 공동조사하자”는 내용의 위폐 해결 비상설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위폐사건에 정부 차원은 아니더라도 개인이나 단체가 관여돼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정의길 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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