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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차베스, “악마가 이 자리에 왔다” 부시 맹비난

등록 2006-09-21 21:07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방장관(왼쪽)이 13일 쿠바를 방문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공항에서 영접하고 있다. 라울 카스트로 장관은 지난달 31일 형인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으로부터 권력을 임시로 이양받은 뒤 이날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아바나/AFP 연합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방장관(왼쪽)이 13일 쿠바를 방문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공항에서 영접하고 있다. 라울 카스트로 장관은 지난달 31일 형인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으로부터 권력을 임시로 이양받은 뒤 이날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아바나/AFP 연합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최대 적은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아니었다. 부시 대통령이 19일 연설에서 한번도 언급하지 않았던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있었다. 그는 유엔 총회 이틀째인 20일 연단에 등단하자마자 “어제 악마가 이 자리에 왔다. 아직도 유황 냄새가 난다”고 포문을 연 뒤 15분 내내 유엔 총회장에서 미국 대통령에게 행해진 역사상 최악의 독설을 이어갔다. 부시 대통령은 악마도 되고 제국주의자, 파시스트, 살인자도 됐다.

그는 “어제 부시 대통령이 어제 마치 세계의 주인인 양 행세했다”면서 “엘리트들의 잘못된 민주주의, 폭탄의 민주주의”를 퍼뜨리려 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현재의 형태의 유엔은 잘 굴러가지 않는다”며 유엔 체제를 “가치없는” 것으로 비난하면서 미국의 영향력을 줄이는 유엔의 급진적 개혁을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좌파 지식인인 노엄 촘스키(77) 교수가 쓴 <패권인가, 생존인가> 책을 들어 보이며 총회 참석자들에게 한번씩 읽어보라고 권했다. 차베스의 연설이 시작될 때 총회장엔 거의 빈자리가 없었고, 미국을 비난·조롱할 때마다 간간히 폭소와 박수가 터져나왔고, 단상을 내려설 땐 박수가 멈추지 않아 총회 의장이 제지해야 할 정도였다. 연설 동안 미국 대표단 의석은 기록관 한 명을 제외하고는 텅 비어 있었다.

차베스 대통령은 연설 직후 기자회견에서도 “슈퍼맨과 배트맨을 보지 말고 <패권인가, 생존인가>를 읽을 것을 계속 권하면서, 부시 대통령과 미국에 대한 험담을 계속했다. “부시 대통령의 연설을 분석하려면 정신과 의사를 불러야 할 것”, “미국 대통령은 전세계의 국민들이 자신에게 무슨 말을 하는지 들어봐야 할 것”, “미 제국은 내리막길이며 곧 멸망하게 될 것” 등등. 그는 또 베네수엘라는 미국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값싼 난방연료 공급을 두 배로 늘릴 준비가 돼 있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존 볼턴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너무나 나쁜 차베스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국민들에게 이런 언론의 자유를 확대해 주지 않고 있다”며 분개해 했고,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국가수반의 입에서 나올 얘기가 아니다”고 못마땅해 했다.

한편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이날 저녁 ‘외교협회’에 초청돼 1시간 45분 동안 전날 총회장에서 쏟아내지 못하던 나머지 독설을 쏟아냈다. 그는 달변가 답게 40여분 동안 홀로코스트에 대한 논쟁을 벌였고, 매 질문마다 미국의 대 이란 정책을 반문하는 답변으로 카운터펀치를 날라는 여유를 부렸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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