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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 ‘리크게이트’ 첫 발설자는 아미티지

등록 2006-08-30 18:41

백악관 고의유출 음모론 벗어
3년여 동안 미국 정치권을 뒤흔든 ‘리크(누설)게이트’의 첫 발설자는 리처드 아미티지(사진) 전 국무부 부장관이라고 29일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리크게이트란 2003년 6월 미국 정부의 이라크 대량살상무기 정보 조작을 비판한 전직 대사 조지프 윌슨의 아내인 밸러리 플레임이 중앙정보국(CIA) 비밀요원이란 사실을 누군가 언론에 흘린 사건이다. 정부기관 비밀요원 신분을 공개하는 건 미국에서 연방법 위반이다.

강경 보수 성향의 칼럼니스트 로버트 노박이 그해 7월 〈뉴욕타임스〉 등에 실은 칼럼에서 밸러리 플레임의 신분을 언급하면서 사건이 처음 불거졌다. 윌슨 전 대사는 즉각 “백악관이 내 신뢰성을 흠집내기 위해 아내의 신분을 언론에 흘렸다”고 비난했다. 특별검사까지 임명된 이 사건은 조사 과정에서, 여러 기자들이 백악관 고위관리로부터 비슷한 얘기를 들었지만 기사화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또 백악관과 부통령실이 윌슨을 공격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정보를 흘리려 했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결국 패트릭 피츠제럴드 특별검사는 지난해 10월 플레임의 신분을 〈뉴욕타임스〉 기자에게 흘렸으면서도 이를 법정에서 감췄다는 위증 혐의로, 루이스 리비 부통령실 비서실장을 기소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의 최측근 칼 로브 백악관 정치고문도 강한 의혹을 받았지만 간신히 기소를 면했다.

그러나 칼럼니스트 노박에게 처음 정보를 준 고위관리가 누군지는 여전히 미스터리였다. 이번 〈워싱턴포스트〉 보도는 첫 누설자가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임을 확인해주는 것이다.

이 신문은 아미티지 동료의 말을 빌려 “아미티지가 노박과 가볍게 얘기하면서 윌슨 부인의 신분을 알려줬다. 아미티지는 그게 비밀사항인지를 알지 못했다”고 전했다. 아미티지는 노박에게 얘기하기 전에, 워터게이트사건 특종으로 유명한 〈워싱턴포스트〉 밥 우드워드 부국장에게도 같은 얘기를 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밥 우드워드는 “취재원을 공개할 수 없다”며 확인을 거부했다. 아미티지는 이런 보도에 대해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아미티지가 첫 누설자라는 보도는 미묘한 정치적 파장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아미티지는 부시 1기 행정부의 핵심 고위관리이긴 하지만, 이라크 정책을 놓고는 백악관과 대립했던 온건론자다. 부시 정권이 윌슨을 흠집내기 위해 애쓴 건 사실이지만, 첫 정보를 고의로 유출했다는 음모론에선 벗어날 수 있으리란 전망이 나온다.

박찬수 기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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