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햄프셔 대신 뉴멕시코 앞당겨
히스패닉·흑인들 표심 반영키로
히스패닉·흑인들 표심 반영키로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서 막이 오르는 미국 대통령 선거전의 오랜 전통이 2008년부터 바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전국위는 19일, 선거가 열리는 해 1월에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잇따라 연 뒤 2월에 다른 지역 예비선거를 치르는 규정을 고치기로 의결했다. 2008년부터 새로 적용되는 규정을 보면, 아이오와 코커스(1월14일) 다음에 뉴멕시코 코커스(1월19일)가 새로 열린다.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는 그 다음인 1월22일에 열리고 곧이어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가 1월29일 열린다.
이렇게 되면 지금까지 공화·민주 대선후보 선정에 엄청난 영향력을 끼쳐온 아이오와, 뉴햄프셔 경선의 중요성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2004년엔 전국 여론조사에서 하위권이던 존 케리 상원의원이 예상을 뒤엎고 아이오와와 뉴햄프셔 예비선거를 이기며 민주당 대선후보로 떠올랐다.
그러나 백인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작은 주 2곳에서 경선이 시작돼 다른 주들에 영향을 끼치는 바람에, 전국 표심을 왜곡한다는 비판이 계속 제기돼왔다. 민주당 전국위가 이번에 경선 순서를 조정한 건 히스패닉(중남미계)과 흑인의 표심을 반영하기 위한 노력으로 해석된다. 뉴멕시코엔 히스패닉 인구가 많고, 사우스캐롤라이나엔 흑인들이 많이 살고 있다.
대선 때마다 전국적 관심과 막대한 관광수입을 올려온 뉴햄프셔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뉴햄프셔 민주당은 “경선 일정을 앞으로 당기겠다”고 위협하는데, 민주당 전국위는 “그렇게 하면 후보들의 뉴햄프셔 선거운동을 금지할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박찬수 기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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