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미국·중남미

정치보복 논란 휩싸인 CIA

등록 2006-04-23 19:27수정 2006-04-23 22:08

‘유럽 비밀수용소 운영’ 정보 준 고위관리 해고
부시 색출지시 따른 조사에 걸려…“이중잣대”
미 중앙정보국(CIA)은 21일 유럽에서 비밀 테러범수용소를 운영해온 사실을 <워싱턴포스트>에 흘린 고위관리를 해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기밀정보 내용이 중앙정보국의 월권행위를 폭로하는 것인데다 <워싱턴포스트>가 이 기사로 올해 퓰리처상까지 받았기 때문에, 직원 해고가 정치적 보복이란 비판이 일고 있다.

중앙정보국 대변인은 “이 직원이 상부 승인 없이 언론과 접촉해 비밀정보를 누설했기 때문에 해고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해고 직원 이름을 밝히지 않았지만, <에이비(AP)통신> 등은 퇴직을 앞둔 메리 매카시(61)라고 전했다. 언론보도를 이유로 고위관리가 해고된 건 극히 드문 일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해 11월 중앙정보국이 동유럽 등에서 극비리에 테러범수용소를 운영해왔다는 기사를 보도했다. 이 보도는 주권침해와 인권유린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유럽을 발칵 뒤집어놓았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국가안보에 치명적 타격을 줬다며 누설자 색출을 직접 지시했고, 중앙정보국은 거짓말탐지기를 사용해 색출작업을 벌여왔다. 매카시는 거짓말탐지기에서 걸린 뒤 자신이 언론과 접촉했다는 사실을 털어놓았다고 중앙정보국 관계자들이 전했다. <워싱턴포스트>의 이 기사는 국가권력의 비밀행위를 감시한 공로로 올해 퓰리처상 최고보도상을 탔다.

해고된 매카시는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고위보좌관으로 일했으며, 지금은 감찰실에 근무 중이다. 그는 1998년 클린턴 행정부가 수단의 한 공장을 화학무기 공장이라며 공격하려 하자, 대통령에게 직접 “확실한 증거가 없다”는 편지를 보낼 정도로 곧은 성격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정보누설 동기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매카시가 부시 행정부의 강경하고 초법적 행동들에 실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그를 아는 사람들은 밝혔다.

부시 대통령의 강력한 지시로 미 법무부는 지금 10여건의 언론 정보누설 행위를 수사 중이다. 그러나 최근 루이스 리비 전 부통령실 비서실장은 ‘리크게이트’ 법정 증언에서 “2004년 이라크 관련정보를 부시 대통령과 체니 부통령의 승인을 받아 언론에 흘렸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백악관이 자신의 정치적 필요에 따라선 기밀정보를 흘리면서, 불법행위를 드러내는 정보 누설엔 가혹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