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부비서실장 로브 “국내정치 손떼고 중간선거 준비”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최측근인 칼 로브(사진) 백악관 부비서실장의 정치적 퇴조가 시작된 것일까.
칼 로브가 국내 정책조율 업무에서 손을 떼고 오는 11월의 공화당 중간선거 준비에 온힘을 쏟을 것이라는 19일 백악관 쪽 발표를 놓고, 워싱턴 정치권이 분분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로브는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대통령 고위보좌관이란 직함은 그대로 유지한다. 로브는 2000년 부시 대통령 집권 이후 권한을 계속 늘려왔을 뿐 한번도 힘이 축소된 적이 없다. 그만큼 부시 대통령의 절대적 신임을 받았다는 얘기다. 2004년 11월 대선에서 승리가 확정된 직후, 부시는 로브를 가리키며 “이번 선거운동의 설계자”라고 극찬했다.
로브 자신은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새로운 업무 변화는) 이걸 좀 더하고 저걸 좀 덜하는 것일 뿐”, 역할의 축소는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업무 조정은 그의 잇딴 정책 실패에 대한 문책 성격이 강하다는 해석이 많다.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칼 로브는 정책 부문까지 손에 쥐었지만, 사회보장제도나 이민법 개혁 문제 등을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했다.
공화당은 칼 로브가 정치에 더 신경쓰게 된 걸 오히려 환영하는 분위기다. 당장 11월 중간선거에서 다수당 자리를 지켜야 하는 게 공화당의 과제다. ‘선거의 귀재’라 불리는 칼 로브의 정치분야 복귀는 “스타급 구원투수가 다시 마운드로 돌아온 것과 비슷하다”고 〈뉴욕타임스〉는 평했다. 일부에선 11월 중간선거 승리를 발판으로 로브가 다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리란 전망을 한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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